회고록 낸 신구범 전 제주도지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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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날 내가 도지사로서 도정 (道政) 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얻은 경험과 지식은 내 개인의 것이 아니라, 도민의 자산이기 때문에 도민들에게 되돌려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

관선을 거쳐 민선1기 제주도지사를 역임했던 신구범 (愼久範) 전 제주도지사가 자신의 도지사생활등 역정을 모아 회고록을 펴냈다.

'국민의 정부' 에서 축협 통.폐합을 반대, 축협중앙회장으로서 1999년 말 국회 할복사건을 벌여 파란을 일으켰던 장본인기도 한 그의 회고록은 '신지사, 독립운동한다며' (도서출판 각刊) .책 제목은 98년 권영해 (權寧海) 당시 안기부장관이 그에게 던진 말이다.

그가 지금의 '제주국제자유도시' 구상의 단초였던 '제주특별행정자치구' 구상을 갖고 있다는 말이 전해지자 생긴 오해라는 것이다.

그는 93년 문민정부시절 관선 제주도지사로 제주도에 부임하면서 이어져 온 숱한 역정을 자신의 '비망록' 이라고 전제한 뒤 "지방화.민주화에 이르지 못한 현실적 한계는 사실 정치지도자들의 무지 (無知) 와 위약 (違約)에서 비롯됐다" 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정치권 등의 외압에 시달렸던 과거 자신의 경험을 담담히 회고록에 담아내고 있다.

한편 그는 국회 할복사건에 대해서도 "축협의 통합반대를 조직이기주의로 매도하는 등 강제통합은 지금도 개혁과오의 불행한 산물" 이라며 여전히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지금도 그때의 일과 관련 뇌물수수 등 혐의로 재판에 계류중이다.

그는 "도지사시절 돌이켜보면 제주사람이었는데도 제주의 문화와 정서를 알지 못하고 원칙만을 주장, 오히려 지역갈등을 야기한 잘못이 있다" 고 스스로를 반성하기도 했다.

愼 전 지사는 경영자치를 주장, '주식회사 제주의 대표이사' 란 말을 들으며 96년 본지의 '지자체 1년 - 단체장평가' 에서 최우수 광역단체장으로 선정됐었다.

제주 = 양성철 기자 <ygodo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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