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사진 대가 광주 나들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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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 샤우덱 ‘푸른 하늘 아래 키스’ 1985년 작.

사진작가 얀 샤우덱(Jan Saudek·78)은 소설가 프란츠 카프카, 음악가 베드리히 스메타나와 함께 체코 문화예술의 3대 거장으로 꼽힌다. 독특하고 개성 있는 채색 누드사진으로 유명하다. 부부·모녀·부녀·연인 등 다양한 인간관계를 누드사진으로 표현, 가장 완성도 높은 연속사진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과거 포르노그래피(Pornography)라는 오해와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포르노그래피와 예술의 차이를 명확히 하는 예술적 행보를 계속해 1990년 프랑스 정부로부터는 ‘문화예술 공로훈장 기사장’을 받았다.

 그의 오리지널 프린트 150여 점을 광주시 서구 광천동 유스퀘어문화관 2층 금호갤러리에서 볼 수 있다. 지난달 19일부터 ‘로맨티시즘과 에로티시즘 사이’라는 주제로 얀 샤우덱 사진전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오는 24일까지 계속하며, 설 연휴를 포함해 휴일에도 감상할 수 있다. 입장료는 6000원. 전시 기간 중의 고속·시외버스 승차권을 제시하면 2000원을 할인받는다. 062-360-8437. 공식 홈페이지 www.saudek.co.kr

 전시 작품은 대부분 강렬한 연출 누드사진이다. 인간의 몸을 독특한 시각과 도발적인 상상력으로 다루고 있다. 관객에 따라서는 부담스럽게 와 닿을 수도 있고, 신선한 충격을 느낄 수도 있다. 15세 이상만 관람이 가능하다.

 1935년 체코의 수도 프라하에서 태어난 얀 샤우덱은 어린 시절을 나치 치하에서 어둡게 보냈다. 끊임없는 불안감과 무수한 혐의가 늘 함께한 인생이 그를 위대한 예술사진작가로 만들어 놓았다고도 평론가들을 말한다. 사진뿐만 아니라 드로잉·그림 작업을 함께함으로써 자신만의 색채를 사용해 사진에 회화적 서정성을 고조시키는 등 사진과 회화의 경계를 넘나들고 있다.

  이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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