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텔레콤, 유상증자 성공할까]

중앙일보

입력

LG텔레콤(사장 남용)이 3일부터 이틀간 실시하는5천396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대해 통신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한국통신과 SK텔레콤의 외자유치가 차질을 빚고 있는 등 통신업계의 자금조달에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LG텔레콤의 유상증자 성공여부는 국내 통신업체들의자금조달 방법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한통과 SK텔레콤, 하나로통신 등 국내 통신업체들은 민영화, 부채상환, 신규투자 등 자금수요가 산적한 실정이어서 이번 LG텔레콤의 유상증자 결과는 국내 기업들의 투자여력을 가늠해 보고 국내에서의 자금조달 가능성을 타진해 볼 수 있는 잣대가 된다는 설명이다.

LG텔레콤은 "9.11 미국 테러사태로 인한 주가하락으로 당초 지난 10월 실시하려던 유상증자를 연기했으나 현재주가가 미 테러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기 때문에IMT-2000 사업과 관련한 불확실성을 조기에 해소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실시키로 했다"고 밝혔다.

LG텔레콤의 이번 유상증자는 동기식 IMT-2000 컨소시엄 참여업체들을 대상으로제3자 배정방식으로 실시되며 발행가는 기준주가(5천790원)에서 10% 할인된 5천210원이다.

LG텔레콤은 이번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자본금이 현재 1조567억원에서 1조5천746억원으로 늘어나게 되며 유상증자분 중 2천200억원은 동기식 IMT-2000 주파수 대가인 출연금으로 정부에 납부하고 나머지는 IMT-2000사업 준비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LG텔레콤의 유상증자에 참여할 예정인 업체들은 동기식 IMT-2000 그랜드컨소시엄 참여업체들로 LG전자(지분비중 28.3%)를 비롯 하나로통신(10.4%), 파워콤(4.7%),현대자동차(2.4%), 태영(1.9%), 기아자동차(1.6%), 세원텔레콤(1.5%), 웰링크(1.4%),삼양사(1.2%), 대교(1.2%), 한진해운(1.2%), 임광토건(0.5%) 등 총 1천232개사이다.

그러나 이 업체들이 유상증자에 반드시 참여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실권할 업체들도 상당수에 달할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다.

최근 미국 테러사태 등으로 국내외 경기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대다수 기업들은자금사정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어 투자회수 시점이 불투명한 동기식 IMT-2000사업에투자할만한 여력이 거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의 관계자는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업체들은 적게는 수억원 많게는 수백억원을 현금으로 주금 납입일인 오는 11일까지 납입해야 한다"면서 "당장의 자금여력도 문제지만 투자회수 시점이 극히 불투명하다는 점도 실권 가능성을 높이는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LG텔레콤 관계자는 "최근 증시가 되살아나면서 LG텔레콤의 주가가 호조를 보이고 있어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업체들에게 주식투자 측면에서도 이익이 있을 뿐만 아니라 향후 3세대 이동통신 사업을 공동으로 펴간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도 참여업체들에 큰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며 낙관론을 폈다.

유상증자시 주당 발행가는 5천210원이지만 최근 LG텔레콤의 주가는 5천800원을웃돌고 있기 때문에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시세차익이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 참여 대상업체들은 이미 동기식 IMT-2000사업에 참여키로 결정한 업체들인 만큼 대부분 유상증자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며 유상증자의 성공에 자신감을 피력했다.

통신업계의 전망을 종합해보면 이번 LG텔레콤의 유상증자는 참여대상 업체중 자금사정이 악화된 일부업체들을 제외하고 대다수가 참여, 성공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 다소 우세한 실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정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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