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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을 빛낼 스타] 히바우두

중앙일보

입력

“그는 세계 최고의 플레이어다. ” (펠레)

지난 6월 바르셀로나와 발렌시아와의 경기. 히바우두의 왼발에서 나온 2골로 스코어는 2-2 동점상황. 경기 종료 2분을 남기고 히바우두가 아크 서클 중앙에서 볼을 잡았다. 흐르던 볼을 왼발로 올린 뒤 수비수를 등지고 떨어지는 볼을 무릎으로 올렸다. 그리고 온몸을 활처럼 뒤로 제쳐 오버헤드킥을 날렸다. 그의 발을 떠난 볼은 골포스트 왼쪽 그물에 꽂혔다. 헤트트릭이 기록되는 순간이었고 바르셀로나가 챔피언스리그에 합류하는 골이기도 했다.

히바우두는 여전히 녹슬지 않는 기량을 뽐내며 그의 존재가치를 골로 증명했다.

히바우두(29.바르셀로나)가 금세기 최고의 축구스타라는 데는 아무도 이의를 달지 않는다. 키 188cm 몸무게 75kg. 축구 선수로서 완벽한 몸매에서 나오는 환상적인 드리블과 패스. 거기에 위치, 각도에 상관없이 쏘아대는 슈팅은 정확성 까지 겸비했다.

히바우두는 프랑스의 지네딘 지단과 함께 축구를 예술로 승화시킨 선수 중 하나다. 히바우두는 99년 코파컵에서 득점왕, 98~99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MVP, 99년 FIFA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하며 축구 선수로는 최고의 한해를 보내고 있다.

1972년 4월 19일 페르남부쿠 주 레시페 출생인 히바우두는 14세인 86년 산타크루주 데 세레페클럽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파울리스타, 코린티안스, 팔메이라스를 거치면서 축구 스타로서의 꿈을 키워왔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 브라질 선수를 누구 하나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96년 애틀란타 올림픽에서 미드필더로 활약하면서 두각을 나타냈지만 무명 선수였다.

그러나 스페인으로 새로운 무대를 옮기면서 히바우두는 새로운 축구인생에 눈을 뜨게 되었다. 96~97시즌 데포르티보로 이적한 히바우두는 입단 첫 해 21골을 넣으며 일약 팀의 간판선수로 급부상했다.

이후 실력이 일취월장한 히바우두에게 관심을 보여온 바르셀로나가 전격적으로 그를 영입했고 그 선택은 피구(現 레알 마드리드)와 찰떡 호흡을 과시하면서 우승이란 선물로 되돌아왔다.

4년 만에 리그 우승을 한 바르셀로나는 이듬해 또다시 연속 우승해 두 배의 감격을 누렸고 히바우두에게는 팀의 간판으로 없어서는 안 될 선수가 됐다. 그리고 호나우도에 가려 그를 항상 따라다니던 ‘2인자’라는 꼬리표도 떼어 냈다. 이제 그의 앞길엔 최고 선수, 슈퍼스타라는 수식어만 붙어 다녔다.

하지만 이런 선수에게도 축구선수로서 이루지 못한 꿈이 있다. 바로 월드컵에서 정상의 기쁨을 맛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브라질은 예상대로 결승까지 올라갔다. 결승전 상대는 주최국 프랑스. 모두가 브라질의 승리를 점쳤지만 그 예상은 크게 벗어났다.

호나우도도, 히바우두도 선수들 모두 부진했다. 프랑스에 0-3으로 완패하는 순간, 히바우두는 하나의 새로운 목표를 정했다. 2002년 우승으로 다시 일어서겠노라고. 그러나 히바우두의 목표는 초반부터 난관에 부딪히고 말았다.

아르헨티나와 조 1위를 다툴 것으로 보였던 남미예선에서 브라질은 ‘동네북’이 되었다. 비교적 약체로 평가되던 팀들에게 잇따라 덜미를 잡히는 등 무늬만 종이 호랑이로 전락하고 말았다.

대표팀의 성적이 곤두박질치자 온갖 비난이 히바우두에게로 돌아왔다. 그런 비난은 감수하면서 히바우두는 위기 때마다 많은 골을 기록했고 실력으로 비난의 화살을 부러뜨렸다.

지난 10월 7일 칠레와의 예선경기에선 뒤로 흐르던 볼을 다리를 쭉 뻗어 방향만 바꾸는 절묘한 고감도 슈팅으로 골로 연결, ‘역시’ 히바우두라는 진가를 보여줬다.

히바우두가 골 에어리그 부근에서 프리킥을 찬다는 것은 그것은 골키퍼에게 패널티킥과도 같은 의미이기도 하다. 또 큰 키에서 나오는 흑인 특유의 유연함을 바탕으로 한 오버헤드킥은 그만이 할 수 있는 전매 특허이다.

히바우두는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는 월드컵에 그는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삼바축구’로 대변되는 브라질축구에서 ‘등번호 10번’은 이제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었다.

“브라질팀은 월드컵 직전 선수들이 모여 1개월 정도 훈련 시간을 갖는 것만으로도 틀림없이 우승할 수 있다”고 자신감 넘치게 말하는 히바우두는 “결승에서 프랑스와 다시 싸우게 된다면 좋은 경기로 이기고 싶다”고 말한다.

남은 것은 이제 하나다. 천신만고끝에 월드컵 티켓을 거머쥔 브라질로서는 프랑스에게 잠시 빌려준 월드컵을 다시 되찾아 오는 것이다.

히바우두는 호나우도, 호마리우가 없는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에이스로서 본래의 브라질 실력을 보여주기 위해 운동화 끈을 더욱 조여 메고 있다. 월드컵 본선 첫 상대도 어렵지 않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본선에서 환상의 C조(터키,중국,코스타리카)에 속해 거침없는 질주를 예고하고 있다.

그 중심에 슈퍼스타 히바우두가 서 있음에는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히바우두 프로필

본명: 히바우두 비토르 보르바 페레이라
생년월일:1972년 4월 19일
출생지: 레시페
신장:188cm
몸무게: 76kg
포지션:공격형 미드필더 겸 포워드
소속팀: 바르셀로나(스페인)
경력: 1999년 코파 아메리카컵 득점왕, MVP, 1999년 FIFA올해의 선수, 1998-99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MVP, 97~98,98~99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우승, 1998 유러피언 슈퍼컵 우승, 1998 프랑스 월드컵 준우승, 1999-2000 UEFA 챔피언스리그 득점왕
98프랑스 월드컵 7경기 3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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