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기금 자회사 손실 5조"

중앙일보

입력

정부 기금이 출자한 7개 자회사가 지난 98년부터지난 6월말까지 모두 5조원 이상의 손실을 기록, 매각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한나라당 예결위 간사인 이한구(李漢久) 의원이 3일 주장했다.

이 의원이 최근 기획예산처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중소기업창업 및 진흥기금, 국민주택기금 등 4개 기금이 출자해 운영하고 있는 다산벤처 등 7개 기관의 지난 6월말 현재 총 자산은 3조2천48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이들 기금이 자회사에 출자한 금액은 2조2억원으로 집계됐으나 이들로부터 받은 배당금은 86억원에 불과했고 손실액은 5조76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자회사의 상근임원으로 임명된 34명 가운데 85.3%인 29명은 모회사인 기금 또는 기금 관련기관 출신자인 것으로 드러나 자회사들이 퇴직한 직원들의 도피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이 의원은 주장했다.

이 가운데 신용보증기금의 자회사인 신보창업투자는 5명의 신규임용 임원 전원이 기금출신자와 정부 등 상급기관 출신자로 구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신보창업투자와 신보캐피탈, 다산벤처, 기보캐피탈 등 4개사는 이 기간 1천167억원을 벤처기업에 투자했으나 614억원의 평가손을 입었고, 382억원의 자본잠식상태에 있는 중소기업유통센터는 올들어 무리하게 홈쇼핑 사업을 추진하다가 탈락해21억원을 낭비했다고 이 의원은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일부 기금의 경우 재무상태를 볼 때 도저히 자회사를 운영할 수 없는 형편인데도 무리하게 자회사를 운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기금 성격과 맞지않는 자회사들은 과감히 매각, 정리하고 임직원들도 낙하산식 임명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서울=연합뉴스) 최이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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