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으로 풀어보는 관절질환] 걷기조차 힘든 발바닥 통증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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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에 사는 주부 김모(57)씨는 2~3주 전부터 아침에 일어나서 몇 걸음 뗄 때마다 심한 발바닥 통증을 호소했다. 증상이 심해져 걷기조차 힘들자 병원을 찾았다. 진단명은 ‘족저근막염’이었다.

족저근막은 발바닥을 감싸고 있는 질기고 탄력적인 조직이다. 발에 전달되는 하중이나 충격을 완화해주는 스프링 역할을 한다. 족저근막염은 이 근막에 염증이 생긴 질환이다. 발바닥 아치 부위가 찢어져 염증이 되고, 이를 방치하면 조직이 딱딱하게 석회화하면서 증상이 심해진다. 대표적인 증상은 아침에 일어나 첫발을 딛는 순간, 또는 오래 앉아 있다 일어서 걸을 때 심하게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다.

보통 오래 걷기나 마라톤처럼 발바닥에 지속적인 충격을 주는 운동을 하는 사람에게 많다. 때론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과격한 운동을 할 때도 발병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남성환자는 30대까지 증가하다 이후엔 감소한다. 반면 여성환자는 30∼50대에 주로 발생한다. 남성은 과도한 운동, 과체중 등이 주원인으로 통증 부위도 발뒤꿈치 쪽이 많다. 여성은 주로 발바닥 앞쪽 통증을 호소한다. 폐경기에 들어서면 호르몬 변화로 발바닥의 지방층이 얇아져 쿠션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이힐을 즐겨 신는 여성은 무게중심이 앞쪽으로 쏠려 발 앞쪽에 손상을 많이 받는다. 지나치게 낮고 쿠션감이 없는 일명 ‘플랫슈즈’를 신는 여성도 족저근막염이 발생할 위험이 크다.

초기에는 물리치료나 발뒤꿈치를 감싸는 보조기를 사용한다. 또 소염진통제 같은 약물치료, 주사요법을 이용하기도 한다. 주사요법은 간혹 족저근막이 파열될 가능성이 있어 매우 제한적으로 사용한다. 족저근막염은 단순한 염증이 아니다. 치료 또한 단순히 염증을 감소시키기 위해 소염제를 복용하기보다 손상된 근막을 치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수술이나 약물 없이 석회화한 조직을 재생시키는 치료도 나왔다. 분당 1000~1500회 이상의 강도 높은 충격파를 외부에서 자극해 통증을 느끼는 자유신경세포의 민감도를 떨어뜨린다. 또 충격파를 받은 조직엔 새로운 혈관이 생겨 손상된 근막의 치유를 돕는다. 조직을 침습하는 치료가 아니므로 반복 시행해도 무방하다. 일주일에 1회씩 3~5회 반복 치료한다.

이 같은 보존 치료에도 효과가 없다면 손상된 족저근막을 늘려주는 수술을 한다. 발바닥 통증은 족저근막염뿐만 아니라 척추관협착증 등 허리질환에서도 나타날 수 있으므로 정밀진단을 받아보는 게 중요하다.

금정섭 원장 (정형외과전문의 제일정형외과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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