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나흘만의 귀가|첫말 ˝엄마! 보고팠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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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열한살 박이 소녀로 살인이란 끔찍한 범행을 저질렀던 조효순양은 6일하오 그 동안 정신치료를 받아온 서울시립 중부병원을 만 한달 4일만에 퇴원, 가출 4개월의 방황을 끝내고 부모의 품안에 돌아왔다. 이날 집에 돌아온 조양은『엄마! 보고팠어』울음을 터뜨리자 어머니 정순택(35)씨는 와락 조양을 부여안고 함께 목메어 울었다.
○…병원을 떠나던 6일하오 1시30분 조양은 알뜰하게 자기를 보살펴준 권금자(21) 간호원의 흰 옷깃을 잡고『집에 돌아가기 싫다』고 발버둥을 치기도 했다. 조양의 아버지 조원복(43)씨는『이제부턴 딸을 잘 보호하며 사랑으로 감싸 키우겠다』는 각서 1통을 병원에 써놓고 눈물짓는 조양을 집에 데려온 것이다.
○…집에 돌아온 조양은『밖에 나가니 무섭고 우락부락한 사람들이 많이 나타나 마구 말을 걸고 사진을 찍기 때문에 무서웠다』고 말하면서『엄마와 함께 살겠다』고 똑똑히 말했다.
○…6일 밤 조양이 병원에서 퇴원했다는 소문을 듣고 조양에게 줄 커다란「케이크」와「원피스」1벌을 갖고 양녀로 삼겠다면서 찾아온, 굳이 이름을 밝히지 않은 김모(35·종로구 통의동)씨에게 조양은『엄마 곁에서 살겠다』고 말해 어머니의 사랑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스스로 표현했다.
김씨는 조양과 이야기를 나누고『조양을 훌륭하게 키워줄 사람은 어머니뿐』이라고 결론, 조양의 양육비를 한 달에 5천원씩 보내주겠다고 약속했다.
○…조양이 병원에 있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조양을 찾아 과자도 사주고 산책도 함께 했던 한국신학대학생모(26)군은 7일 상오 기어이 자기가 훌키워 내겠다고 능히 버티고있으나 조양의 엄마는『내 딸을 내가 키우겠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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