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 노조 이틀째 시신 시위 … 직원들 갇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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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한진중공업 노조가 지난해 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조합원 최강서(35)씨의 시신이 담긴 관을 들고 회사로 진입해 31일까지 이틀째 ‘시신 시위’를 벌였다. (중앙일보 1월 31일자 12면)

 민주노총 금속노조 산하 한진중공업지회는 이날 오전 회사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와 경찰이 냉동차 반입을 막아 시신이 훼손되고 있다”며 “냉동차가 반입돼야 회사와 사태 해결을 위한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사측은 “고인의 시신을 볼모로 투쟁을 벌이는 행위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시위대가 시신과 함께 조선소 밖으로 나와야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사측이 이날 오후까지 냉동차 반입을 허락하지 않자 드라이아이스를 외부에서 반입해 시신 훼손을 방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지난달 30일 영도구민회관에 안치돼 있던 최씨의 관을 찾아 밤샘 농성을 벌였다. 노조는 회사가 2011년 제기한 158억원의 손배소를 철회할 것 등을 요구했다. 경찰과 노조원 대치로 출입구가 막히면서 한진중 관리직과 생산직 수백 명이 이틀째 회사에 갇혀 있다. 경찰은 회사에 진입한 노조원을 공동건조물 침입 등의 혐의로 사법처리하기로 했다.

 한편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한진중공업 사태와 관련해 “정부가 불법행위에 미온적으로 대처하면 국가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노총은 성명을 내고 “합법적으로 신고된 시위를 경찰이 폭력으로 막아 시신이 뜻하지 않게 영동조선소에 안치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부산=위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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