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한국산 경공격기 12대 사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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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필리핀 정부가 한국산 경공격기 FA-50 12대의 구입 계획을 발표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필리핀 대통령궁의 에드윈 라시에르다 대변인은 30일 이같이 밝히며 “현재 필리핀군이 운용하는 전투기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개선이 불가피하다”며 “이는 군 전력 현대화 사업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필리핀은 과거 주력 기종으로 쓰던 미국산 F-5 전투기가 2005년을 마지막으로 퇴역한 후 공군의 주력 전투기가 없는 상태다. 피터 갈베스 필리핀 국방부 대변인은 FA-50이 가격과 필리핀군의 필요요건에 부합해 구매키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FA-50 제작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관계자는 “그간 필리핀 측과 관련 협상이 오갔으나 필리핀 정부가 구매 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라며 “향후 가격 협상 등을 진행시켜 연내에 구매 계약을 성사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한국은 지난해 5월 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을 인도네시아에 수출키로 계약한 데 이어 두 번째로 국산 군용기 판매 기회를 가지게 됐다. FA-50은 T-50을 개량한 경공격기다. 같은 개량 기종인 TA-50이 기관총만 장착해 기초적인 공격 기능만 갖춘 경공격기라면, FA-50은 미사일·레이더까지 탑재한 본격 전투기다.

 라시에르다 대변인은 최근 남중국해 스카보러 섬(중국명 황옌다오·黃巖島) 영유권을 둘러싸고 중국과 고조된 갈등을 의식한 듯 “구입 계획이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필리핀은 중국의 영유권 주장 강화에 맞서 최근 군사력 증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용수·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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