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녕우 작품전|신세계백화점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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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동양화가 권녕우(40)씨가 발표한 지난 3년간의 작품 전시(21∼25일·신세계전시장)는 「한지의 질감」라는 새로운 소재를 제시했다. 그가 내놓은 30여 점에는 필묵의 자국이 일체 없다. 누런 「하도롱」지를 화판으로 삼아, 네모지고 걀쭉하고 혹은 갈가리 찢은 화선지 조각을 붙이는 작업으로 시종 했다. 백지만의 「콜라지」에 의한 환한 전시장.
권씨는 그의 이력에 따른 「동향화가」란 이름을 사양한다. 초월하고 싶다고 한다. 확실히 작품의 인상이 그런 틀에 집어넣고 볼 수 없는 감각을 가졌다. 그러면서 석기를 요철한 것처럼 입체감을 주는 것은 배접의 효과. 우리 가정의 창호가 뚫어지면 바르고 또 뚫어지고 한 것과 같은 것인데, 그에 따른 백색의 농도가 「뉘앙스」를 가지고 도면을 짜놓았다.
소재로서의 종이 이용은 그가 처음 시도한 것은 아니지만 종이자체가 가진 정결한 맛을 도입한 점은 개성 있는 작품세계의 개척이다. 다만 종이의 변색 및 너무도 단조한 작업의 반복이 어떻게 극복될 것인지 흥미롭다. <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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