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슐린 의존형 당뇨병 악화 억제 신약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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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슐린을 투입해야 하는 제1형 당뇨병의 악화를 억제할 수 있는 약이 이스라엘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23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영국의 의학전문지 `란셋'(Lancet)에 실린 연구결과를 인용, 이스라엘 제약회사인 펩토르(Peptor Ltd.)가 개발한 디아펩277(DiaPep277)을 주사맞은 제1형 당뇨 초기상태(인슐린 주사에 의존하나 약간의 인슐린분비세포 보유)의 환자들이면역체계 손상없이 당뇨병 악화가 억제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제1형 당뇨는 환자의 면역체계가 공격받아 췌장의 인슐린분비세포가 파괴되는자가면역질환이며 `hsp(heat shock protein) 60'으로 불리는 일종의 펩타이드(단백질구성성분)인 디아펩277은 면역체계를 해치지 않고 췌장을 공격하는 면역세포들의활동을 억제한다.

펩토르의 다나 엘리아스 박사와 이스라엘 바이즈만 과학원의 이룬 코헨 박사 등이 제1형 당뇨병 환자로 새로 진단받은 31명중 15명에게 디아펩277을 투여하고 16명에게는 위약을 투입한 결과 디아펩 투여 환자는 10개월 뒤에도 투여 전과 같은 인슐린분비세포의 3-7%를 유지한 반면 위약 투입 환자는 인슐린분비세포 보유율이 약 1%로 떨어졌다.

엘리아스 박사는 이런 효과를 보려면 환자들이 정기적으로 디아페를 투여받아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제1형 당뇨 초기 과정에서 이 약을 복용할 수 있다면 전세계 2천만명이 고통받고 있는 제1형 당뇨병의 악화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진은 궁극적으로 인슐린분비세포의 40%를 갖고 있는 환자들에게도 실험을할 계획인데 성공할 경우 이 환자들이 인슐린 주사를 맞지 않아도 될지 모른다고 밝혔다.

엘리아스 박사는 "우리의 믿음은 인슐린을 만드는 인체의 능력을 유지하고 향상시킴으로써 당뇨 합병증을 지연하거나 막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1형 당뇨병 환자들은 혈당수치가 일정치 못해 결국 시력상실, 말초신경계손상,신장병, 뇌졸중, 심장혈관질환 등의 합병증을 겪게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워싱턴대의 제리 팔머 박사는 "실험대상이 극소수에 불과하지만 매우 유망한 연구로 보인다"고 말했으며 제이 스카일러 미국 국립보건원(NIH) 트라이얼네트(당뇨병억제실험소) 소장은 "연구결과는 매우 흥미롭다"면서 "동물에 대한 당뇨병억제효과가 인간에게도 유용한지 여부를 알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펩토르는 NIH의 첫 연구대상에 디아펩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NIH측과 협의하고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권오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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