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통보 … 도와달라고 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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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용준 총리 후보자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게 총리 지명 사실을 통보받은 게 “며칠 전”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날짜는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국회 동의 절차가 남아 있지만 박근혜 정부의 첫 국무총리로 임명받게 되면 최선을 다해 헌법에 따라 대통령을 보좌하고, 충정을 다해 행정 각 부를 총괄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임을 국민 여러분께 약속한다”고 말했다. 그는 박 당선인이 퇴장하고 난 뒤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하면서 여러 번 질문받은 내용을 다시 기자에게 물어봤다. 때론 질문 취지를 명확히 이해하기 위해서, 때론 잘 못 알아들어서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박 당선인이 인수위에서 일하는 사람은 정부에 가지 않겠다고 했는데 달라진 건가.

 “당선인 뜻이 ‘인수위원회에서 일하던 사람이라고 해서 꼭 정부로 가는 건 아니다’라는 거지, 정부에 전혀 안 간다는 뜻은 아니었다고 이해한다.”

 -인수위원장과 총리 후보자, 두 가지 일을 수행하는 데 어려움은 없을 거라고 보나.

 “요지가 뭔가. (기자의 재질문 후)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 인수위원장에 임명된 게 취소되지 않는 한 양쪽을 겸해야 한다.”

 -박 당선인이 책임총리제를 약속했다. 조각(組閣) 과정에 총리 후보자가 어느 정도 권한이 있나.

 “국회 동의 절차가 남아 있으니 총리가 된 걸 전제로 말하긴 어렵다. 헌법에 따라 대통령을 보좌하고 행정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명을 받아 역할을 하겠다.”

 -우리 사회의 최우선 과제는 뭔가.

 “법과 질서가 지배하는 사회로 가야 한다고 평소에 생각하고 있었고, 앞으로도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겠다. 총리가 되고 안 되고는 별개의 문제다.”

 -경제부총리와의 역할 조정은 어떻게 하나.

 “다시 한번 말해 달라. (기자의 재질문 후) 생각해 보지 않았다.”

 -인사청문회 통과를 자신하나.

 “뭐라고요? (기자의 재질문에) 확실히 못 들었다. (조윤선 당선인 대변인이 질문 내용을 설명하자) 자신 있냐고? 그건 뭐 내가 답변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

 -헌법재판소장 인사청문회에서 특정업무경비의 사용(私用)이 쟁점이다. 헌재소장을 지냈는데 이 논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내가 헌재소장을 지낸 사람으로 헌재소장이 되려는 사람의 청문회 과정에 대해 가타부타 말하기 곤혹스럽다. 무슨 활동비인지 확인해 보지 않아 답변하기 어렵다.”

 그는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이 끝난 후 밖으로 나가면서 추가 질문에 답을 하지 않았다. 다만 “박 당선인이 뭐라고 하면서 지명했느냐”는 물음에만 “그냥 도와달라고만 했지”라고 짤막하게 답변했다.

류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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