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이 지피는 '그리움의 불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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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 만족이란 없지요. 다만 제가 할 수 있는 작업은 다 할 뿐입니다.

공연이 끝나면 '아,이건 이렇게 했으면 좋았을 걸'하는 아쉬움이 늘 남고, 다음 공연에 그걸 반영하지요. 해가 갈수록 더욱 신경을 쓰는 건 사실입니다."

지난 14일 오후 예술의전당 오페라 하우스 지하 연습실에서 조용필씨를 만났다."겨울이면 언제나 감기 때문에 고생한다"는 그는 다소 수척한 얼굴로 공연 준비에 한창이었다. 코러스들을 위해 연필로 음표를 넣고 있는 악보가 책상에 어지럽게 널려있었다.

조용필씨가 '조용필 콘서트 2001-그리움의 불꽃'이라는 제목으로 다음달 1일부터 9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 하우스에서 대형 공연을 펼친다. 월~토요일 오후 7시30분, 일요일 오후 5시. 02-580-1300.

조씨는 국내 대중가수로서는 처음으로 1999년에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서 공연한 이래 3년째 그곳에서 겨울 공연을 하고 있다.지난 두번의 공연은 모두 전회 매진됐으며 이번 공연도 벌써 예매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첫해엔 새 천년을 마무리하는 의미에서 한국 대중음악의 시대적 변천사를 보여주는 무대를 만들었어요. 지난해에는 '고독한 런너'라는 제목으로 공연했고,올해는 좀더 큰 무대를 꾸몄습니다."

이번 공연은 뮤지컬 형식으로 꾸며지는 1부와 그의 전속 밴드 위대한 탄생과 45인조 오케스트라가 협연하는 2부로 구성된다. 연출을 뮤지컬 '명성황후'로 유명한 윤호진씨가 맡아 세련되고 풍부한 무대를 꾸밀 것으로 기대된다.

무대 디자인은 박동우씨가 맡는 등 스태프들도 국내 정상급 뮤지컬 전문가들이다. 코러스와 어린이 합창단 등 출연진만 80여명에 이르며 무대 설치에만 5일이 걸린다.

1부에서는 '꿈''마지막이 될 수 있게'등 열세곡을, 2부에서는 '그리움의 불꽃으로'등 열두곡을 부른다. 휴식시간을 포함해 공연 시간만 2시간20분에 달하는 대형 공연이다.

"오페라 하우스의 특성상 음향 조절이 굉장히 어렵습니다. 아주 치밀한 조정이 필요하지요.언제나 말없이 성원해주시는 팬들을 생각하며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난 98년의 최근 앨범까지 모두 열일곱장의 앨범을 내놓은 그는 내년 4월께 18집을 내놓는다. 조씨는 "유행에 따라가면 결국 거기에 묻혀버리고 만다는 걸 배웠다. 자기만의 스타일을 발전시켜 나가는 길 밖에 없다"고 새 앨범의 색깔에 대한 설명을 대신했다.

최재희 기자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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