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별비가 쏟아졌다

중앙일보

입력

19일 새벽 한반도 하늘에는 사자자리 유성우(Leonids)의 별비가 쏟아져 환상적인 우주쇼를 연출했다.

전북 무주군 적상상 상부댐에는 사단법인 아마추어 천문학회 충청지회 회원 70여명이 전날 오후 8시부터 사자자리 유성우 관측과 촬영에 나섰다.

유성우는 오후 11시께부터 간간이 떨어지기 시작해 자정께부터 시간당 100여개가 떨어지자 천문학회 회원들은 여기저기서 탄성을 질렀다.

특히 19일 02-03시 30분까지 시간당 5천여개 이상의 유성우가 떨어지는 동안 탄성과 환호는 끊이지 않고 적상산에 메아리쳤다.

유성우는 처음엔 오리온자리쪽에 많이 떨어졌으나 북두칠성자리쪽으로 확산되기 시작해 하늘 전체가 어느 곳에서나 유성우를 볼 수 있었다.

천문학회 회원들은 처음엔 서서 관측을 하다 나중엔 더 많은 별을 보기 위해 거의 주차장 바닥에 누워서 환호성을 질렸다.

유성우의 색깔은 하얀색이 가장 많았고 푸른색과 붉은색도 간간이 눈에 띄어 폭죽과 불꽃놀이를 연상했다.

또 적상산 상부댐 주차장은 망원경과 적도의, 쌍안경, 다양한 종류의 카메라 및삼각대 등 천문학회 회원들이 가지고 나온 관측 및 촬영장비로 가득 메워져 발 디딜틈이 없었다.

사지자리 유성우는 별똥별들이 동북쪽 하늘에 있는 낫 모양의 사자자리에서 가장 밝은 별인 `레굴루스'를 중심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

템플-터틀 혜성은 1865년과 1866년, 1965년 등 태양계를 찾아올 때마다 시간당 수천-수만개의 별똥별을 쏟아낸 적이 있다.

유성우는 우주공간에 떠 있는 혜성이나 소행성 부스러기가 지구 대기권에서 불타며 빛을 내는 별똥별이 비처럼 쏟아진다는 데서 생긴 말로, 사자자리 유성우는 33.2년마다 찾아 오는 템플-터틀 혜성의 부스러기가 주인공이다.

천문학회 충청지회 정호택(대전 법동중 과학교사)회장은 "평생 볼 수 있는 별똥별보다 더 많은 별똥별을 보았다"며 "환상적인 우주쇼를 보며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우주에 대한 꿈을 키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무주=연합뉴스) 백승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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