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 지도자들이 풀어준 '행복 방정식'의 해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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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영적 지도자 두 사람의 메지지는 놀라우리만치 흡사하다. 티베트불교의 지도자 달라이 라마와, 이해인 수녀의 표현대로 '이 시대의 어머니'인 테레사 수녀는 사람들이 가장 목말라하는 테마인 사랑과 행복이라는 화두를 닮은꼴로 풀어낸다. 현학적 분석 대신 평범한 일상어를 구사했다는 점이 그렇고, '무지개 끝의 보물상자 찾기' 대신 각자의 마음 속을 들여다보라는 권고 또한 그러하다.

두 권은 그동안 국내에서 선보일 만큼 선보였던 기왕의 책들과는 차별성을 인정할 만하다. 두 거물의 목소리를 전하는 텍스트로서의 대표성이 돋보이고, 만듦새도 각별하다. 공통점으로 지목되는 건 손쉬운 '사랑의 기법(技法) ' '행복의 답안지'를 찾으려 해선 안된다는 점이다.

'당의정으로 포장된 사랑.행복'을 전하는 책들과는 달리 책을 읽는 이 각자의 삶을 성찰하도록 돕고 있는다는 특징이다.물론 이런 메시지에 무게를 얹어주는 건 두 사람의 삶 자체다.

『마더 테레사의 아름다운 선물』은 테레사 수녀가 들려주는 자비와 기쁨, 그리고 희생에 대한 단상(斷想) 과 속생각을 담았다. 봉사의 화신인 테레사 수녀답게 그가 강조하는 것은 희생이야말로 신앙의 중심이라는 점이다.

희생이란 가장 인기없는 주제일 수도 있다고 허두를 떼면서도 "가난한 이들과 함께 고통을 나누려는 노력없이 세상의 어떤 고통도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한다.

이 책은 테레사 수녀가 별세한 1997년 『따뜻한 손길』의 재출간. 여기에 이해인 수녀가 덧붙인 글이 담겨 있다. 90년대 초반 인도에 설립된 '사랑의 선교 수녀회'에서 직접 만나본 '허름한 사리에 구멍난 스웨터를 걸친' 차림의 테레사 수녀 묘사 등이 담겨 있다.

"침묵의 열매는 기도, 기도의 열매는 사랑, 사랑의 열매는 봉사, 봉사의 열매는 평화". 테레사 수녀가 수녀회 곳곳에 붙여놓은 글쪽이야말로 그의 삶을 상징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비해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은 책 보는 이에게 보다 구체적으로 다가온다. 이유는 미국의 정신과 의사가 달라이 라마와의 대화를 토대로 저술을 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책의 도입부에서 의사가 묻는다. "달라이 라마께서는 삶의 목표가 행복이라고 말합니다만, 과연 당신은 행복합니까?" 달라이 라마가 분명한 어조로 답을 했다. "물론입니다". 의사가 다시 물었다. "우리 모두가 행복을 발견할 수 있을까요?" 대답 역시 간명하다. "그렇습니다. 누구나."

끈질기게 오가는 이런 인터뷰 사이사이에 정신과 의사로서의 생각을 풀어놓고 있는 이 책의 요체는 결국 "마음 닦기만이 행복을 발견케 해준다"로 요약된다. 불교가 문화로 스며있는 우리들에게 '합리주의로 풀어보인 티베트 불교의 지혜'는 낯설게 다가오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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