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롬 미 법인 파산설 왜 나왔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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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롬기술(대표 오상수)의 미국 현지법인인 다이얼패드 커뮤니케이션즈(Dialpad Communications)의 파산설이 나돌고 새롬기술의 주가가 하한가까지 떨어진 데 대해 업계에서는 "올 것이 왔다"는 의견이 일반적이다.

다이얼패드 커뮤니케이션즈(이하 다이얼패드)는 지난해 4월과 10월 각각 한차례씩 미국 업체와 새롬기술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자본금이 모두 890억여원에 이르지만 설립 이후 지금까지 제대로 영업이익을 내지 못했다 지난 99년 설립된 다이얼패드는 새롬기술이 국내에서 무료 인터넷 전화(웹투폰)서비스를 실시한 지난해 1월 이전부터 이미 미국에서 웹투폰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한때는 1천400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기도 했다.

그러나 새롬기술이 서비스 유료화 등 수익구조 개선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일본에서 유료서비스를 추진하는 동안에도 다이얼패드는 유료서비스로의 전환을 위한 뚜렷한 시도를 하지 않았다.

사업 특성상 꾸준한 투자가 필요했던 다이얼패드는 결국 한달 평균 30만달러(약3억9천만원)씩의 지출을 이기지 못하고 자본 잠식 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이에 따라 다이얼패드는 최근들어 야후와 피인수 협상을 시도하거나 이미 지분을 갖고 있는 CMGI 등과 추가 투자 협상을 벌여 왔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최대 지분(38%)을 보유한 모기업 새롬기술 역시 거듭되는 지분법 평가손실로 인해 더 이상의 추가투자를 망설이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벌어진 미국의 9.11 테러사건은 미국내 경기와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만들었고 그나마 진행되던 투자유치 시도마저 거의 불가능한 상태로 만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4일 오상수 새롬기술 사장이 미국을 찾은 것 역시 이번 일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된다"며 "파산설이 흘러나온 것도 다이얼패드측과 새롬기술측이 추가 투자 문제에 대한 의견이 맞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새롬기술로서는 투자지분 만큼의 손실을 감수하면서 다이얼패드에서 손을 떼고 싶겠지만 그렇게 해서 추가적인 금전손실을 막더라도 기업 이미지에 적지 않은 손상을 입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새롬기술은 지난 15일 구조조정 계획을 밝히면서 "오상수 사장이 개인 재산을 들여서라도 다이얼패드의 파산을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이얼패드에 대한 회사 차원에서의 추가 투자는 없을 것"이라는 방침을 밝혔다.

새롬기술 관계자는 16일 "오 사장이 사재 출연을 공언하는 등 다이얼패드 정상화에 대해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파산 같은 극단적인 결과를 낳게 하지는않을 것" 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오 사장이 가진 새롬기술 주식 312만주를 오전 10시 현재 가격인 1만2천500원에 판다 해도 다이얼패드의 나머지 지분 62%를 인수하기에는 부족하기 때문에 앞으로 오 사장이 어떻게 자신의 말을 실천으로 옮길지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김세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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