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FA 찬호, 레인저스로 갈까

중앙일보

입력

'태양의 땅 텍사스로'.

코리안 특급 박찬호의 행보가 모든 매스컴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현지에서는 보스턴 레드삭스·텍사스 레인저스·뉴욕 메츠·볼티모어 오리올스가 영입가능성이 높은 팀들로 꼽힌다.

그 중에서도 가장 높은 가능성의 팀은 텍사스 레인저스다. 레인저스는 올 FA 선발 투수들 가운데 최고로 평가받는 박찬호의 영입에 가장 적극적이다.

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단장이였던 존 하트를 영입하며 새로운 판을 짜는데 분주한 레인저스의 취약점은 투수력. 20승 투수 릭 헬링이 1선발 이지만 다른 팀들에 비해 무게중심이 너무 떨어진다. 또한 언제나 가공할 타격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만 투수력 빈곤은 발목을 잡아끄는 고질병 이였다.

이런 레인저스가 FA 선발투수 가운데 최고로 평가받는 박찬호의 영입은 당연하다고도 볼 수 있는 일이다.

주변의 상황도 유리하다. 알렉스 로드리게스 영입으로 선수영입 전면에 나선 탐 힉스 구단주의 존재 때문이다. 로드리게스에게 천문학적인 금액을 준 이유도 지속적으로 보라스의 고객들과 돈독한 사이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의혹이 짙다. 올시즌 FA도 보라스 고객들을 대상으로 뽑을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새롭게 부임한 하트는 유능한 단장이긴 하지만 아직 확실히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도 박찬호의 레인저스 행에 더욱 무게를 실어준다. 구단주가 전면에 나설 상황이라면 보라스도 협상이 손쉬운 레인저스행을 굳이 마다할 필요가 없다.

또한 탄탄한 마이너시스템을 가진 레인저스는 2002시즌 마이클 영(2루수)·제이슨 로마노(중견수)·카를로스 페냐(1루수) 등 특급 유망주들이 빅 리그 무대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의 강력한 타격과 더불어 보다 짜임세 있는 라인 업을 보유하게 되는 레인저스가 손을 봐야 할 곳은 투수력만이 남아있다.

레인저스로 가기만 한다면 최근 문제가 많은 리그축소도 호재다. 미네소타 트윈스와 몬트리올 엑스포스가 없어진다면 트윈스의 에이스 브레드 레드키가 레인저스로 오게 된다. 기존의 헬링과 더불어 박찬호·브레드 레드키가 있는 선발투수진은 가볍게 넘길 로테이션이 아니다.

돈 보다 우승을 목표로 한다면 레인저스행은 나쁘지 않은 선택으로 보인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