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전문가 예상 크게 빗나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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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혼전의 예고인가, 아니면 일시적 바람인가.' 3일 개막한 2001-2002시즌 프로농구가 초반부터 전문가들의 예상을 빗나간 길로접어들면서 앞날을 예측하기 힘든 혼돈속에 빠졌다.

팀 당 2경기씩 치른 것에 불과하지만 시즌 개막 전에 내놓았던 전문가들의 전망대로 순위표가 짜여지지 않을 것이 확실시되면서 각 팀 스태프들이 긴장하고 있다.

이견없이 유일 최강으로 평가되던 서울 삼성이 약팀으로 꼽히던 팀들에게 충격의 2연패를 당했고 여수 코리아텐더와 대구 동양 등 약체로 지목되던 팀들이 만만치않은 전력을 과시하고 있는 것. 단지 창원 LG와 서울 SK가 여전히 지난 시즌의 위세를 떨치고 있는 것이 오히려 예외로 비쳐지고 있다.

지난해 챔피언 삼성의 부진은 믿었던 우지원과 무스타파 호프의 난조에 가장 큰이유가 있다.

문경은을 내주면서 데려온 우지원이 연습때와는 달리 외곽에서 제 몫을 못해주고 있고 호프도 골밑에서 잦은 실수를 저질러 김동광 감독의 가슴을 답답하게 하고있다.

여기에 성실한 플레이와 꾸준한 득점으로 지난해 용병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던 아티머스 맥클레리가 개막전에서 김 감독의 지시에 불만을 나타내는 등 조직력도 예전같지 않아 속공과 수비에서 동시에 구멍이 생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지난 시즌 8위와 최하위였던 코리아텐더와 동양, 원주 삼보는 용병 덕을 톡톡히 보며 벌써부터 강력한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코리아텐더는 부상에서 회복한 마이클 매덕스와 전체 17순위로 데려와 별 기대를 하지 않던 칼 보이드가 펄펄 날면서 최다 팀 리바운드를 걷어내 어느 팀 부럽지않은 탄탄한 골밑을 자랑하고 있다.

여기에 신인 가드 전형수의 패기있는 경기 운영까지 더해져 팀이 전체적인 안정감을 찾았다.

전체 1순위로 뽑은 마르커스 힉스와 팀의 아킬레스건이었던 포인트 가드의 부재를 말끔하게 해소한 신인 김승현을 앞세운 동양도 지난 시즌 최하위의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삼보도 용병 해리 리브즈와 노장 허재의 투혼으로 베스트멤버가 총출동한 삼성을 잡으며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나머지 팀들도 각각 당일 컨디션과 운에 따라 승패가 갈리기는 했지만 큰 실력차는 없는 것으로 보여 올시즌은 절대 약자도, 절대 강자도 없는 흥미로운 순위 다툼이 전개될 것이라는 긴급수정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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