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MSD 박영숙 이사 "직원이 주인인 조직돼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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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기업은 소수 임원 중심으로 이끌어가는 게 아니라 전 직원이 참여하는 조직으로 변해야 합니다. 전 직원의 지식과 창의성을 모아 시너지 효과를 높여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약회사인 한국MSD의 기업문화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이영숙 조직개발(PI)팀 이사(41.사진)는 "미래형 조직은 직원이 주인되는 조직"이라고 강조했다.

1994년 15명의 직원으로 출발한 한국MSD는 매년 평균 1백50%의 성장률을 보이며 직원 3백60명의 회사로 컸다. 그러나 회사 조직과 운영시스템은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삐걱거렸고 정비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회사측은 고민 끝에 지난해 11월 미국 본사에도 없는 PI(Process Improvement)팀을 만들었다. 휼렛패커드(HP) 등 다국적 기업에서 17년간 조직.직원관리 업무를 해 온 李이사를 책임자로 영입해 조직의 탈바꿈을 주문했다.

李이사는 "직원들이 느끼는 회사의 장점과 개선점을 찾기 위해 부임 후 첫 작업으로 전체 직원 중 절반을 면접했다"고 말했다. 제약회사의 특성상 보수적인 회사조직과 문화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 것은 이때부터다. 李이사는 면접결과를 토대로 인사 시스템.자기 개발프로그램.조직 최적운영 등 3개 특별팀을 만들어 개선점을 찾는 작업에 들어갔다.

매주 금요일을 '패밀리데이'로 정해 부서회식을 금하고 한 시간 일찍 퇴근하도록 했다.

李이사는 "경영진이 일방적으로 전달하지 않고 쌍방향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게 중요하다"며 "매월 한번씩 사장과 전직원이 동시에 참여하는 전화 회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회의는 직원들이 조직원으로서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쏟아내는 마당으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각 부서가 돌아가며 저녁 술자리를 주선하는 '해피 아워'도 부서간 벽을 허무는 데 도움이 됐다.

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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