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민의 무등산 사랑] 잇따른 사유지 기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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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자연환경 보존과 시민·단체의 공익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무등산 기증 운동이 활발히 진행되면서 무등산 자락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고 있다.

무등산공유화운동재단(이사장 박선홍)은 15일 의재미술관 허달재(51) 이사장이 최근 무등산 증심사 지구 토지 2필지 3천2백평을 기증했다고 밝혔다.

허씨가 재단에 기증한 토지는 동구 운림동 문빈정사 북쪽 산자락 3천평과 증심사 들머리 물레방아 부근 2백평이다.

남종화의 대가인 의재 허백련 선생의 손자인 허씨는 “아직도 수많은 시민이 개발과 훼손을 막고 무등산을 시민 품으로 돌려주자는 공유화운동의 취지를 깨닫지 못하고 있어 이 운동이 확산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조부로부터 물려받은 땅을 기증했다”고 말했다.

재단측은 이달 말쯤 등기 이전을 끝내고 시민을 위한 생태공간으로 꾸밀 계획이다.

이에 앞서 시민 김복호씨도 새인봉 뒷골 임야 4백26평을 재단에 기증했다.

또 매월 한차례씩 사찰 내에서 ‘풍경소리’공연을 펼치며 무등산 생태보호 운동에 앞장서 온 증심사 일철 스님은 최근 사찰주변 일부 토지를 기증하는 문제를 재단과 협의 중이다.

재단측에 따르면 기업·문중·개인 등 5∼6곳에서도 무등산 사유지를 시민들에게 돌려주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 기증 절차 등을 마련하고 있다.

이 재단은 2000년 6월 무등산보호단체협의회와 시민들이 보존 가치가 높은 무등산을 개발과 훼손에서 보호하자는 목적으로 창립해 현재 1억7천여만원의 기금을 모았다.

무등산보호단체협의회 김희송 사무국장은 “시민들에게 공유화운동의 실체와 성과를 알리기 위해 올해부터 토지기증 선포식·땅 모으기 성금 기증식 등의 홍보 활동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구두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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