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구와 가야금 들고 방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4명의 실명 소년 합창만이 가야금·장구·피리를 들고 우리나라 민속 음악을 소개하러 19일 하오 미국으로 떠났다.
「피아노」·「아코디언」·「기타」에도 능숙하다는 이들은 모두 6·25 전쟁 고아들. 우리 나라 민속 음악과 함께 성가 흑인 영가를 부르며 3개월간 미국 전역을 순회 공연할 것이라는 것.
이들은 모두 경기 맹아 학교(교장 임경삼씨)학생들인데 미국 동양 선교회 초청으로 생전 처음의 외국 여행에 오르는 것이라며 기뻐했으나, 볼 수 없는 슬픔은 가슴 아픈 듯 검은 안경 뒤로 눈물을 지었다.
동료, 친지들이 전송을 나왔으나 비행기 「트랩」을 손잡고 더듬어 오르는 실명의 고아들은 보이지 않는 환송객들에게 한쪽 손을 높이 흔들어 보이기도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