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서 대기업 취업률 80%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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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신성대 제철산업과 김재근 교수(왼쪽)가 학생들에게 기계 다루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 이 학과는 올 졸업생 105명 중 84명이 현대제철 등 대기업 취업을 확정했다. [사진 신성대]

충남 당진시 정미면의 신성대학교. 전문대학으로 전교생이 4000여 명인 이 대학의 제철산업과가 전국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높은 취업률 때문이다. 단순히 수치만 높은 게 아니라 속을 들여다보면 대기업 취업자가 대부분을 차지해 실속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 2월 졸업 예정인 제철산업과 2학년은 105명. 이 가운데 80%인 84명이 철강 관련 대기업에 취업했다. 현대제철이 49명으로 가장 많고 포스코(9명)와 고려아연(5명), 현대하이스코(5명), LG화학(7명) 등이다. 지난해에는 졸업자 110명 가운데 89%인 98명이 현대제철·포스코 등 대기업에 입사했다. 2011년에는 대기업 취업률이 90%를 넘었다. 졸업생 64명 가운데 현대제철과 포스코·동국제강·삼성전자 등에 59명이 취업했고 중견기업에도 2명이 합격했다. 다음 달 졸업하는 학생 가운데 15명이 면접 등 취업 절차가 진행 중인 점을 고려하면 올해도 취업률이 90%에 육박할 것으로 학교 측은 전망하고 있다.

 제철산업과의 높은 취업률 비결은 수요에 맞춘 공급 전략에서 찾을 수 있다. 신입사원을 필요로 하는 기업체가 직접 교육과정에 참여하도록 해 맞춤 교육을 진행한 게 주효했다. 졸업생이 가장 많이 취업하는 현대제철은 산학협약을 체결한 뒤 학과 개설 전부터 학과 명칭과 정원, 교육과정 등에 직접 참여했다. 이 회사의 임직원은 신성대 겸임교수로 일하면서 제선과 제강, 압연 등 실무 위주의 현장감 있는 강의를 했다. 이들은 제자인 학생들을 위해 장학금을 내놓기도 했다.

 이 학과 학생들은 기숙사에서 전원 합숙 생활을 한다. 오전 9시부터 오후 10까지 강의와 특강, 자율학습을 하면서 수능을 준비하는 고3 수험생 못지않게 공부한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학생들은 졸업 때까지 전공 관련 자격증을 5개 이상 취득한다. 각 학과의 교수들은 학생들이 입학한 뒤 군 생활, 취업 때까지 철저하게 지도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매년 신입생의 입학 성적이 높아지고 있다. 우수한 학생들이 몰린다는 얘기다.

 신성대 이병하 총장은 “학생들이 공부만 하지 않고 지역과 해외 봉사활동을 통해 사회 생활에 필요한 인성도 기르고 있다”며 “최근 청년실업이 심각한 사회 문제인데, 제철산업과는 무풍지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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