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방송' 온갖 정보 단시간 제공

중앙일보

입력

지난 26일 SBS가 HD(고화질) TV 방송을 시작한 데 이어 KBS.MBC도 연내에 디지털방송을 실시한다.또 내년 3월에는 스카이라이프가 위성 디지털방송을 시작한다.

방송가에서는 1980년 TV방송이 흑백에서 컬러로 전환된 것보다 더 혁명적인 사건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디지털방송은 한마디로 TV와 컴퓨터의 결합. 따라서 일상 생활에 미치는 효과도 지대할 것으로 보인다. 21세기형 미디어로 평가받는 디지털 방송의 궁금점을 풀어 보자.

◇ HDTV vs SDTV=SBS 등 지상파 방송들이 채택한 HDTV 방식의 디지털방송은 영화에 맞먹는 화질과 음질을 자랑한다는 점이 강점이다. 영상을 형성하는 화소(픽셀) 수가 현재의 가정용 TV보다 다섯배는 많다.

예컨대 거미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HDTV로 제작해 방영하면 기존 아날로그 방식으로는 포착하기 힘든 거미의 미세한 털까지 확실히 볼 수 있다.


특히 스포츠 중계에서 HDTV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다. HDTV는 화면 비율이 16(가로) :9(세로) 로 와이드 스크린의 느낌을 준다. 따라서 축구 경기의 경우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를 지금보다 더 많이 화면에 담을 수 있을 뿐더러 선수들 표정까지 선명하게 전달할 수 있다.

다만 장비 값이 비싸고 제작 단가가 높다는 점,가정에서 2백만원이 넘는 전용 수상기를 갖춰야 수신할 수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그럼에도 HDTV를 고집하는 이유는□ 디지털방송의 최종 지향점이 인터넷 등 여타 통신과의 연계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TV 화면이 선명하지 않으면 글자나 동화상이 제대로 재생되지 않는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반면 위성디지털은 SD(표준화질) TV 방식이다. 화질이 기존 TV와 비슷한 이 방식은 아날로그로 만든 프로그램을 디지털로 변환한 다음 방송 위성을 통해 각 가정으로 송신한다.

제작비 단가가 낮고 가정에서는 TV를 바꿀 필요 없이 위성안테나와 셋톱박스(아직 가격은 미정) 만 설치하면 수신할 수 있어 유리하다.

그러나 위성 디지털방송도 결국엔 HDTV로 전환한다. 앞서 지적했듯 다른 통신과의 연계성 때문이다.

◇ 지상파 vs 위성=위성 디지털은 무궁화위성 3호가 중계.송신하기 때문에 난시청 지역이 없어진다.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도 지름이 큰 위성안테나를 달면 시청할 수 있다. 반면 지상파는 지역별로 설치된 중계국과 송신소를 이용하기 때문에 수신지역에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지상파 디지털 방송은 당분간 서울.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만 수신이 가능하다. 2005년이 돼야 전국에서 시청할 수 있다.

또 지상파는 해당 방송국의 채널을 통해서만 디지털 방송을 하지만 위성은 많으면 2백여개의 채널을 통해 동시에 방송할 수 있다. 이 많은 채널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많은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디지털 방송이 콘텐츠산업을 발전시킨다는 말은 여기서 나오는 것이다. 위성은 유료인 반면 지상파는 무료라는 차이도 있다.

◇ 디지털은 '만물박사'=야구 중계를 보다 타석에 등장한 선수의 타율이 궁금하면 리모컨을 누르면 정보가 나온다. 또 누군가에게 e-메일을 보내고자 할 때 컴퓨터를 켤 필요 없이 리모컨을 누르고 휴대폰 문자메시지 보내듯 자판을 두드리면 된다.

주식 가격이 알고 싶거나 주말 날씨가 궁금해도 문제없다. 드라마를 보다 여주인공의 목걸이가 갖고 싶어졌다면 리모컨으로 인터넷 쇼핑몰 항목을 터치하라. 가격이 적당하면 주문만 하면 된다.

축구를 보다 손님이 찾아오는 바람에 골 터지는 장면을 놓쳤다 치자. 그러면 조금 전 상황으로 화면을 돌리면 그 때부터 경기가 끝날 때까지 전부 볼 수 있다. 셋톱 박스에 프로그램 기억장치가 내장돼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서비스를 당장 제공하진 않는다. 내년 5월부터 조금씩 늘어난다. 방송국에서 필요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콘텐츠를 만드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는 시청자가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쌍방향 서비스가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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