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맡기려고 줄 서는데 질 좋은 보육교사는 적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아이를 안심하고 어린이집에 맡기려면 보육료 지원 확대보다 보육교사들의 질을 향상시키는 게 먼저입니다.”

 한국영유아보육학회 표갑수(청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사진) 회장은 국회가 시행한 전면 무상보육이 제대로 굴러갈지 걱정을 쏟아냈다. 표 회장은 “전면 무상보육은 세상 어디에도 없는 제도로 공산주의에서나 가능한 이야기”라며 “세금이 샐 수밖에 없고 아이들은 질 낮은 서비스를 받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음은 표 회장과의 일문일답.

 - 보육교사의 처우가 얼마나 열악한가.

 “우선은 일이 너무 많다. 하루 12시간 일하는 사람도 있다. 근로기준법 위배다. 인건비도 너무 낮다. 4년제 대학 졸업생의 경우 국공립이나 사회복지법인 등 공공보육시설에서는 월 140만원을 보장해 주게 돼 있다. 하지만 민간 시설은 그렇지 않다. 보육교사교육원 출신 교사도 마찬가지로 저임금에 시달린다.”

 - 열악한 처우가 어떤 문제를 일으키나.

 “보육의 질을 떨어뜨린다. 무상보육이 되면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려 줄을 선다. 그런데 아이들을 감당할 질 좋은 교사가 있느냐. 그렇지 않다. 4년제 졸업자와 보육교사교육원 출신 교사가 공존해야 하는데 저임금구조에서 4년제 졸업자는 어린이집에 가려 하지 않는다. 결국 전문성이 부족해지는 거다.”

 - 처우를 개선하려면.

 “우리나라는 국공립 어린이집 비율이 5.5%에 불과하다. 사회복지법인이 8% 정도 될 것이다. 합쳐서 13% 정도가 공공보육시설인데 이를 더 늘려야 한다. 공공시설에서는 보육교사의 처우를 보장해 줄 수 있다. 그래야 아이들이 받는 서비스의 질도 좋아진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