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경원 가자고 조른 딸을 약 먹여 죽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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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10일 상오 10시쯤 서울 서대문구 현저동 46 정문환(34·무직)씨는 일요일을 맞아 창경원에 보내달라고 보채는 그의 딸 영숙(11·안산국민교 1년)양에게 약을 먹이고 자기도 함께 먹어 자살하려 했으나 딸만 죽고 정씨는 살아남았다.
6년 전 고향인 전남 나주에서 상경, 직장을 얻지 못한 채 그의 처 박칠례(34)여인이 행상으로 벌어온 것으로 살아 생활이 쪼들려 몇 차례나 일가족 집단자살을 기도했으나 번번이 미수에 그쳤다는 것-. 이날도 정씨는 그의 처 박씨와 조카를 친구 집에 다녀 오라 하여 내보낸 후 장녀 영숙양과 차녀 영희(6)양에게 약을 먹였으나 영희양은 약이 쓰다고 뱉어버려 살게된 것이다.
정씨는 이날 낮 12시쯤 집에 돌아온 그의 처 박씨에게 발견되어 적십자병원에서 응급가료를 받고 살아났으나 장녀 영숙양은 이날 밤 11시쯤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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