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 25개 구청 사업 능력 성적표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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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우리 구의 지난해 성적표는 어떨까. 초등학교 성적표 방식으로 표현하자면 마포·영등포·강동구는 ‘매우 잘함’, 용산·중랑·서초구는 ‘노력 요함’. 서울시가 평가한 25개 자치구별 2012년도 인센티브 사업 성적표 결과다. 인센티브 사업이란 서울시가 추진하는 주요 정책과 관련해 자치구별로 펼치는 사업을 말한다. 복지·환경·교통·문화·행정 5개 분야의 15개 사업으로 나뉘어 있다. 서울시는 매년 인센티브 사업 성과를 평가한 후 자치구별로 차등적으로 지원금을 지급한다. 잘하면 많이 받고 못하면 적게 받는, 글자 그대로 ‘인센티브’ 상금인 셈이다.

 중앙일보가 1일 입수한 2012년 서울시 인센티브 사업 평가 결과에 따르면 1위는 마포구였다. 마포구는 ‘서울 희망복지’ ‘지속 가능한 좋은 일자리 만들기’ ‘자치구 문화 분야 평가’ ‘민원행정 만족도 제고’ ‘자치구 부패 방지 종합평가’ ‘자원봉사 활성화 지원’ 등 6개 사업에서 ‘최우수 구’로 평가를 받았다. 이외에 ‘희망보건소’ 등의 사업에서도 ‘우수 구’로 지정받는 등 구가 펼치고 있는 전체 15개 사업 중 14개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마포구는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8억5500만원의 인센티브 지원금을 받았다.

 박홍섭 마포구청장은 “마포구 직원들이 지난 1년간 각종 사업을 발굴·진행하며 밤낮으로 뛰어 만든 결과”라며 “이번 서울시 평가는 인센티브 사업에만 한정돼 있지만 사실상 우리 구가 주민에게 펼치는 행정 서비스의 질(質)이 높다는 걸 인정받은 셈”이라고 말했다.

 2위는 영등포구가 차지해 7억4700만원을 받았다. 영등포구는 ‘자치구 교육 지원’ ‘교통 수요 관리’ ‘서울 희망복지’ ‘지속 가능한 좋은 일자리 만들기’ ‘원전 하나 줄이기’ ‘자치구 부패 방지 종합평가’ 등 6개 사업에서 최고 등급을 받았다. 3위는 6억3200만원을 받은 강동구다. 강동구는 ‘교통 수요 관리’ 등 3개 분야에서 최고 등급을 받았다.

 반면 용산구가 인센티브 5000만원으로 지원금을 가장 적게 받은 자치구로 이름을 올렸다. 용산구는 세입징수실적 평가에서만 우수 구로 선정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용산구는 주민의 삶이나 복지와 관련된 사업에서 별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중랑구(1억2100만원)와 서초구(1억3500만원)도 성적이 좋지 못했다.

 인센티브 사업 지원비 제도는 25개 자치구가 서로 경쟁하면서 각 구 주민을 위한 행정 서비스 수준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비록 인센티브 사업만 평가하는 것이지만 25개 자치구 순위가 매겨지기 때문에 자치구가 느끼는 ‘압박’이 적지 않다. 성적이 낮은 자치구의 한 관계자는 “인센티브 사업 평가 결과가 낮으면 구청 전체에 비상이 걸린다”며 “평가 결과가 나올 때면 잠이 안 올 지경”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각 구의 입장을 일부 반영해 올해부터는 25개 자치구의 사업별 순위를 매기는 대신 ‘최우수 구’ ‘우수 구’ ‘노력 구’의 3등급으로 분류했다.

유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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