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영초 '삼'의 새로운 효능연구 밝혀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신약영초(神藥靈草)로 불리는 삼(蔘)이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한국산삼협회가 공개 경매와 전시장 운영을 통해 합리적인 유통개혁에 나섰고,8월부터 산삼연구소를 만들어 본격적인 연구에 착수한 상태.

인삼의 경우는 미국.중국 삼의 저가 공세를 극복하기 위해 약리학적으로 우월성을 보여주려는 새로운 연구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 새로 밝혀지는 삼의 효과=가장 많이 연구되고 있는 분야는 항암효과와 면역증강 효과.

원자력병원 암병리연구실 윤택구 박사팀은 삼의 주요 성분인 진세노사이드가 암 세포를 죽이는 자연살해 세포 활성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5백마리의 쥐를 두 그룹으로 나눠 발암물질을 투여한 결과, 홍삼 추출물을 투여한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간암 발생률은 75%, 폐 선종 발생률은 25%로 떨어졌다는 것.

혈중 콜레스테롤과 혈압을 낮추는 기능도 밝혀졌다. 일본 도쿄대 약학부 다카기 교수는 인삼이 혈관확장 작용 뿐 아니라 혈압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혈관 내피세포를 보호한다고 학계에 보고했다.

뇌의 노화를 촉진하는 과산화작용을 억제하고, 스트레스에 대한 방어 역할, 체 지방을 분해해 비만을 예방하는 기능도 새로 밝혀진 인삼효과 중 하나.

한국인삼연초연구원 양재원 박사는 "최근에는 삼의 주요 약리성분인 사포닌 외에 조혈.혈류 개선.발기 부전 등에 관여하는 산성 다당체의 역할에 대해 활발하게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 산삼과 인삼 어떻게 다른가=세계적으로 약효를 인정받고 있는 고려인삼의 생육환경은 북위 36~38도인 한반도 중부지역이 최적지다.

청명.온화하면서도 뚜렷한 사계절이 있고, 알맞은 주야간 기온차,1천2백㎜ 내외의 연간 강우량, 영양분이 충분한 토양 등이 인삼의 최적조건이라는 것. 고려인삼이 미국 삼이나 중국 삼보다 고가에 팔리는 것은 이러한 생육환경이 약효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

그렇다면 산삼과 인삼의 약효는 어느 정도 차이가 날까. 산삼연구소 박훈 소장은 "그동안 산삼 가격이 워낙 비싸 연구된 바가 없다. 그러나 냄새와 조직에는 분명 차이가 있다"고 설명한다. 산삼은 향이 짙고, 뿌리가 질겨 재배 인삼처럼 쉽게 부러지지 않고, 잎까지 복용할 수 있다는 것.

이에 대해 양재원 박사는 "사포닌의 종류가 미국 삼은 13종류인데 반해 국내 산삼과 인삼은 30여종으로 같고, 함량도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 삼 복용은 이렇게=삼은 가공 방법에 따라 수삼과 홍삼.백삼으로 구분한다. 수삼은 밭에서 수확한 생인삼으로 70~80%의 수분을 함유한다.

홍삼은 원료 수삼을 표피를 벗기지 않은 채 증기로 쪄서 말린 것. 열 처리 과정서 2차 성분변화가 일어나 수삼이나 백삼에 없는 특유한 약효 성분들이 생성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 백삼은 수삼을 원형 그대로 말린 것으로 담황색을 띤다.

경원대 한의대 이영종 교수는 "삼은 수삼을 먹는 것이 약효면에서 가장 효과적인데 이때 머리부분인 뇌두를 떼어내는 것이 요령"이라고 말한다.

뇌두는 가슴을 답답하게 만들어 어린이에게는 절대 금물. 대신 뇌두는 삼 복용전 1분간 냄새를 맡거나, 차로 끓여 마신다.

백삼이나 홍삼은 끓여서 물을 마시는 전탕(煎蕩)을 주로 이용한다. 대추를 함께 넣는 것은 신경안정 작용 및 인삼의 보기(補氣)기능을 촉진해 주기 때문.

이교수는 "삼을 끓이기 전 2시간 정도 따뜻한 물에 우리고, 약한 불에 2시간여 천천히 끓여야 삼 안에 있는 약효를 모두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종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