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기업 6%만이 수익성 동반 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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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상장사중 지난 10년간 수익성을 동반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룬 기업은 6%에 그친 것으로 분석됐다.

18일 제2회 세계지식포럼에 참가중인 존 도나휴 베인&컴퍼니 사장은 메리어트호텔에서 크리스 주크 전략부문 대표, 베르트랑 프앙토 한국대표, 박철준 파트너 등과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자사의 분석 결과를 이같이 소개했다.

베인&컴퍼니는 이번 분석에서 매출 1조원 이상의 상장사 71개사를 대상으로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실질 매출 및 순이익 성장률이 지난 10년간 연평균 5.5% 이상이고 주주가치 증가가 자본비용을 초과한 기업을 `지속가능한 수익성을 동반한 성장기업'으로 정의했다.

분석 결과 71개사중 이에 해당되는 성공기업은 삼성전자, SK텔레콤, 삼성화재, 농심 등 4개사에 불과했다.

분석대상에는 이들 4개사와 함께 현대자동차, 한국전력, SK글로벌, 신한은행, 삼성SDI, 한화, 현대백화점, 한솔제지, 한화, 대상 등이 포함돼있다.

베인&컴퍼니측은 이와 관련, "성공 기업의 공통점은 핵심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유관 주변사업으로 사업다각화를 한 것"이라며 "또 동종업계에서 확실한 시장우위를 차지하고 부채비율 등 재무관리도 우수했다"고 설명했다.

프앙토 한국대표는 "경쟁업체인 농심과 해태는 지난 97년 이후 완전히 다른 길을 걸었다"며 "농심은 음료 등 주변사업으로 사업다각화를 진행한 반면 해태는 건설 등 비유관사업까지 다각화를 꾀했다"고 사례를 들었다.

베인&컴퍼니가 이에 앞서 전세계 2천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유사한 방법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3% 정도가 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철준 파트너는 "서구 기업들은 역사가 수백년된 반면 한국기업들은 30∼40년에 불과한 만큼 성공기업 비율이 낮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며 "성공기업들이 나오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으로도 볼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분석에서 한국 기업들은 매출 및 순이익 성장률은 세계적인 기업들보다 높지만 주주가치의 증가가 낮은 것으로 조사됐는데 베인&컴퍼니측은 이에 대해 한국 기업들이 부채비율이 높고 투명성이 떨어지는데다가 주식시장의 성숙도가 낮기때문이라고 설명했다.(서울=연합뉴스) 경수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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