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치느니 사겠다’ 너~무 비싼 스마트폰 AS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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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도 너무 비싸다. 스마트폰은 이미 생활 필수품이 됐지만 일단 고장 나면 소비자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부품가격이 너무 비싸서다.

 한국YMCA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예산을 지원받아 삼성전자·LG전자·팬택 등 3개 스마트폰 제조사 9개 제품(각 사당 3개)의 부품 교체 비용과 수리 비용을 조사해 26일 발표했다. 대상 제품은 삼성 갤럭시SⅡ·SⅡHD·S HOPPIN, LG 옵티머스2X·3D·LTE, 팬택 베가Racer·No.5·LTE였다. 애플(아이폰)의 경우 주요 부품의 고장발생 시 부품교체가 아닌 제품 자체를 교환(리퍼폰)해 주는 정책을 펴고 있어 이번 조사대상에서 제외됐다.

 제조사가 YMCA에 제출한 평균 메인보드 가격은 LG가 28만4000원으로 가장 비쌌고 팬택 21만667원, 삼성 18만1000원 순이었다. 서비스센터에서 메인보드 가격이 가장 비싼 제품은 LG 옵티머스3D로 평균 31만6727원이었다. 가장 싼 제품은 삼성 갤럭시S HOPPIN으로 평균 14만5000원이었다. 액정 가격은 삼성이 평균 10만9000원, LG 10만4500원, 팬택 9만1300원이었다.

 올해 상반기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스마트폰 관련 소비자상담 건수는 1082건이었다. 장기간 수리 등 수리서비스 관련 불만이 49.5%로 가장 많았다. 상담사례 1건당 평균 부품 교체 비용은 19만4300원이었다. 대부분이 메인보드(42.8%)와 액정(28.9%) 교체였다. 부품 교체 비용이 메인보드는 평균 20만9000원, 액정은 15만9000원이었다.

 스마트폰 시장은 제조사나 통신사가 소수인 과점시장이다. 그러다 보니 소비자의 합리적 구매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YMCA는 “고가의 스마트폰 수리에 비용이 많이 들면 소비자는 기존 제품을 수리해 사용하기보다 새로 스마트폰을 구매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자원낭비를 가중시키고 지속가능하지 않은 소비문화를 양산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YMCA는 “스마트폰 부품 가격이 출고가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메인보드와 액정을 합쳐 거의 50%에 달하는 제품도 있다”며 “제조사들이 부품가격을 합리적인 수준으로 책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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