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고3 교실 풍경 동영상 만든 이신혁군, 연세대 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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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이신혁

고교생들이 자율학습을 하고 있는 한 교실. 느닷없이 볼펜 소리와 책장 넘기는 소리가 리듬을 타며 타악기처럼 변한다. ‘빗자루 기타’와 ‘소화기 색소폰’ 연주가 보태진다. 이어 학생들의 노래와 춤이 어우러지며 교실은 어느새 콘서트장이 된다.

 지난해 7월 유튜브에 공개된 ‘하이스쿨 잼(highschool jam)’이란 제목의 동영상 장면이다. 이 동영상은 ‘미들스쿨 잼’ 등 패러디까지 낳을 정도로 화제가 됐다. 현재까지 조회수 9만7000여 건이다. 이 동영상을 만든 이신혁(18·전주 우석고 3년)군이 올해 입학사정관전형을 통해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에 합격했다. 온라인에선 ‘Project SH’란 이름으로 알려진 그는 ‘토닥토닥’이란 자작곡 뮤직비디오 UCC(사용자 제작 콘텐트)를 만들고 출연도 했다. 대학 측은 이런 활동 을 감안했다고 한다.

 이군의 UCC는 주로 학교가 배경이고 등장인물들도 항상 교복을 입고 나온다. 자습시간·단체급식 등 질서 잡힌 고교생활을 부정하기보다 그걸 즐거운 스토리로 담아내는 게 특징이다. 이군은 “입시에 찌든 고교 생활이지만 ‘우리도 즐겁게 놀 수 있고, 또 그래야만 한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5월 세계적인 지식공유 강연인 테드(TED)의 지역판인 ‘TEDx 전주’ 행사에서 강연까지 했다.

이군의 꿈은 고교 1학년 때만 해도 의사였지만 그해 여름 집에 있던 디지털 카메라로 동영상 촬영을 해 본 뒤 달라졌다. 이군은 “그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겠다고 결심했다”며 “하지만 하루에 3~4시간만 자면서 공부와 영상제작을 모두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그는 고교 졸업을 앞두고, 학생 50~100명이 출연하는 대작을 준비 중이다.

글=이현 기자
사진=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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