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전철 개통도 약발 안 듣는거야?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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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주기자] 부동산 시장에서 호재 중 으뜸으로 치는 것이 교통 호재입니다. 새 길이나 전철 등이 뚫려 교통여건이 좋아지면 사람이 몰리고 집값이 오르게 마련이죠.

그런데 씁쓸하네요. 한파만큼이나 차가운 주택시장 분위기에 으뜸 호재인 교통 호재도 기운을 쓰지 못합니다.

이번 달에만 서울·수도권에서 전철 2개 노선이 운행을 시작했지만 신설역 인근 주택시장은 잠잠하네요. 문득 서울지하철 9호선 개통 때가 생각납니다. 2009년 7월 9호선 1단계 구간(김포공항~신논현)이 뚫리면서 신설역 인근 주택시장이 재미를 톡톡히 봤죠.

특히 9호선 개통 후 서울 강남권에 10분대에 진입할 수 있게 된 동작구는 7월 이후 아파트값이 8월 0.4%, 9월 0.36%, 10월 0.1% 오르며 특수를 누렸습니다. 이때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경기가 가라앉아 있었지만 9호선 개통이 ‘가뭄의 단비’ 역할을 했죠.

그런데 요즘은 그마저도 효과가 없나 봅니다. 이달 1일 분당선 연장선 기흥~망포구간이 개통했는데요, 아직까지 신설역 인근 주택시장은 별반 움직임이 없습니다.

새로 생긴 역 주변도 썰렁

이번에 새로 생신 역은 상갈역, 청명역, 영통역, 망포역 등 4개 역입니다. 특히 수원시 영통구 영통동은 청명·영통·망포역 등 3개 신설역이 몰려 있어 지하철 개통 기대감이 컸죠.

하루 평균 8만6000여 명이 새로 뚫린 노선을 이용할 것으로 전망 된 데다 이전에 지하철이 다니지 않던 지역이라 교통여건이 확 좋아지기 때문입니다. 서울 강남권까지 50분, 서울 왕십리 1시간 20분 정도면 이동할 수 있어 서울 출·퇴근 부담이 확 줄었죠. 이전에는 강남권으로 출·퇴근하려면 버스를 이용해야 했는데요, 길이 막히지 않아도 1시간 10분~1시간 30분 정도 걸렸습니다. 길이 막히는 날은 대책 없었죠.

아무튼 영통동 일대 아파트값은 아직까지는 별반 변화가 없습니다. 조인스랜드부동산 조사에 따르면 한 달 전과 시세가 같네요. 3.3㎡ 평균 954만원입니다. 전셋값도 비슷한 상황인데요, 한달 전보다 3.3㎡당 3만원 정도 올라 614만원에 전세 시세가 형성됐습니다.

그래도 실망하기는 이른 것 같습니다. 새 노선이 뚫린 지 아직 한 달이 채 되지 않았으니까요. 우선 지난달만 해도 매주 조금씩 하락세를 보이던 아파트값이 이달 1일 이후 보합세를 보이고 있고 15일 이후에는 조금씩 오르는 분위기입니다. 일주일새 3.3㎡당 3만원 정도 시세가 올랐네요. 전셋값도 보합세를 보이다가 15일 이후 0.03% 올랐습니다.

이전처럼 주택시장이 크게 들썩이지는 않아도 새 노선을 이용하는 유동인구가 늘어나면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해봅니다. 현재 영통동 일대 아파트 시세는 59㎡형(이하 전용면적)이 2억~2억5000만원선입니다. 84㎡형은 3억~4억원 정도네요. 전세시세를 살펴볼까요. 59㎡형이 1억9000만~2억3000만원 정도고 84㎡형은 2억~2억4000만원선입니다.

서울에서도 이달 15일 경의선 공덕~DMC 구간이 운행을 시작했습니다. 가좌역, 홍대입구역, 서강역, 공덕역 등 4개역이 개통됐죠. 새로 뚫린 구간을 하루 5만명 정도가 이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들 구간은 사실 개통 전 큰 관심을 끌지는 못했는데요, 이미 지하철이 지나고 있는 역에 추가로 노선이 추가됐기 때문입니다. 이미 교통여건이 괜찮은 지역이였다는 거죠.

가좌역이 있는 서대문구 남가좌동과 서강역이 있는 마포구 신수동은 새 노선 개통 후 교통여건이 좋아져 개통 기대감이 있었지만 아파트값은 여전히 하락세입니다. 하지만 개통한지 일주일에 불과해 아직까지 개통 효과를 논하기에는 이르겠죠. 새 노선을 이용하는 유동인구가 많아질수록 신설역 인근 주택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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