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정규시즌 결산<2> 다저스 부진

중앙일보

입력

‘병동 마운드, 물방망이 타선’
 
올시즌 LA 다저스는 선발 투수들의 연이은 부상과 타선의 집중력 상실, 1번타자 부재 등 공·수에서 총체적 문제점을 드러내며 지난 96년 이후 5년째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특히 다저스는 총 연봉을 무려 1억여 달러(메이저리그 3위·내셔널리그 1위)나 쏟아붓고도 86승76패의 내셔널리그 서부조 3위에 머무는 ‘실속없는 장사’를 또다시 하고 말았다.

 루키 시즌을 보낸 짐 트레이시 감독은 한 시즌동안 무려 100번이 넘는 라인업을 구성, 경기 운영면에서는 중심을 잡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트레이시 감독은 선수 개개인의 개성이 너무 강해 ‘모래알 군단’으로 불리던 다저스를 하나로 모으는데는 일단 성공했다는 평.

 개리 셰필드의 ‘트레이드 요구설’로 스프링캠프를 시작해 박찬호의 ‘2,000만달러 연봉설’로 시즌 내내 시끄러운 다저스의 올시즌 성적을 분석한다.

 ▲무너진 마운드
 
올해 다저스의 마운드 운영은 한마디로 ‘땜방식 로테이션’이었다. 팀 방어율은 4.25로 내셔널리그 8위.

 시즌 초 대런 드라이포트, 앤디 애시비가 부상으로 일찌감치 시즌을 마감한데 이어 올스타 게임 이후 ‘에이스’ 케빈 브라운 마저 부상자 명단에 오르고 말았다.

 ‘코리아 특급’ 박찬호만이 유일하게 36게임에 모두 등판해 선발 의무를 다했다.

 마무리 제프 쇼는 43세이브(3승5패)를 올리며 다저스소속 통산 최다 세이브(129세이브) 기록을 세웠으나 블로운 세이브도 9개나 돼 불안하기 그지없었다.

 그나마 올시즌 마운드에서 수확이라면 불펜 투수에서 선발 투수 자리를 확실히 차고 앉은 테리 애담스.

 부상 선수들로 인해 보직이 변경된 애담스는 12승8패를 기록하며 내년 시즌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할 예정.

 ▲타격 부진
 
다저스 타선은 총 162경기중 절반이 넘는 84게임에서 2점 이하의 득점에 불과했다. 5할대 승률(.531) 유지가 신기할 정도다.

 가장 큰 원인은 하위타선과 중심타선을 연결해 줘야 하는 1번타자가 없다는 것.

 트레이시 감독은 1번타자에 탐 그윈, 마퀴스 그리솜, 데이브 핸슨 등 여러 선수들을 바꿔가며 기용해 보았지만 만족스럽지 못했다.

 여기에 클린업 트리오중 한명인 에릭 캐로스의 빈공도 문제였다.캐로스는 올해 타율 .235에, 홈런도 15개에 불과, 중심 타자로서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

 그나마 ‘튀었던’ 선수는 팀 MVP에 선정된 숀 그린과 불방망이를 자랑한 폴 로두카.

 그린은 시즌 49호 홈런을 쏘아올리며 팀 한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경신했고 로두카 역시 팀내 가장 높은 타율(.320)을 기록하는 등 ‘적시타의 귀재’로 불릴만큼 위기때마다 팀을 구해냈다.

 한편 다저스는 지난 19년간 시카고 컵스에서 실무를 담당했던 댄 에반스를 새 단장에 임명, 내년 시즌을 대비한 정비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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