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온도 영하 25도면 15분 내 동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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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삭풍(朔風)은 나무 끝에 불고 명월(明月)은 눈 속에 찬데….”

 조선 초 함경도의 육진을 개척한 김종서 장군의 시조 구절이다. 삭풍은 겨울철에 북쪽에서 불어오는 찬바람이다. 한반도에서 가장 춥다는 함경도에서는 기온이 영하 30도 아래로 떨어지는 것이 드물지 않다. 여기에다 거센 삭풍까지 더해지면 체감온도는 영하 40도를 밑돈다.

 체감온도는 사람의 피부가 차가운 공기와 바람에 노출됐을 때 열을 얼마나 빼앗기는가를 나타낸 온도다. 같은 기온이라도 바람이 강하게 불 때 더 춥고, 양지쪽에서는 추위를 덜 느끼게 된다. 바람을 맞으면 피부에서 증발이 일어나면서 체온을 빼앗기기 때문이다.

 영하 12도에서 초속 3m의 바람이 불면 체감온도가 영하 18도이지만, 초속 6m의 바람이 불면 체감온도는 영하 26도까지 떨어진다. 체감온도가 영하 25도 아래이면 10~15분 내에 동상에 걸리고, 체감온도가 영하 45도보다 낮으면 노출된 피부가 몇 분 내에 얼어붙는다. 여자는 피하지방이 두꺼워 남자보다 추위에 강하다. 피하지방이 체내의 열을 지켜주는 역할을 한다. 체감온도는 몸의 영양상태나 심리상태·옷차림·주거상태에도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외풍이 심한 낡은 집에서 외롭게 겨울을 나는 이들이 훨씬 더 추위를 느끼게 된다. 토요일 밤부터 또 한 차례 한파가 닥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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