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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 울리는-안전회의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큼직한 정치 사건이나 군사 기밀을 다루는 외교가·정치인들은 수단이 고도로 발달된 국제 간첩들 때문에 마음놓고 회의를 하기 어렵다. 작은 녹음기를 책상 서랍 밑이나 벽화가 걸린 뒷벽 속에 감추어두는 것은 보통이고 휘황한 「샹들리에」에는 전선을 타고 도청 시설이 교묘히 도사리고 있는 등 상상하기 어려운 간첩 수단이 회의실 주변에서 날뛰게 마련이다.
이래서 미국 FBI부국장 「이반·W·콘라드」박사는 아무리 교묘한 간첩의 도청 기술도 막아낼 수 있는 안전 회의실을 고안, 정부로부터 특허를 받아 인기가 높다.
이 방은 벽천장·마루·가구 등 모든 것이 투명한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어 의심스러운 물건은 갖다 붙일 수가 없다.
회의실과 둘러싸고 있는 큰방 사이에는 여러대의 확성기가 장치되어 내부로부터 혹시 소리가 새어나가도 알아들을 수 없도록 시끄럽게 울어댄다.
내실의 벽은 소음식이며 게다가 전자 유도 방사판이 마련되어 있어 여하한 전자 도청 기구도 맥을 못춘다. 그리고 전선이라는 것도 전혀 없다. 투명한 천장을 통해서 밖에서 밝혀준다. 뿐만 아니라 방안에는 큼직한 산소통을 들여놓고 환기 시설도 만들지 않을 만큼 철저하다 환기 「파이프」가 있다면 흡음하는 계략이 숨어들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 안전회의실이 인기가 있는 것은 위와 같은 완벽성에다 화룡점정격으로 쉽게 분해해서 필요한 장소로 싣고가서 대번 뚜드려 맞출 수 있다는 점일게다. 과연 이 안전회의실 하나로 간첩의 마수를 완전 방어할 수 있을는지 두고 볼 일이다.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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