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노 사이트 통해 테러 지시

중앙일보

입력

오사마 빈 라덴 조직은 교신방법에서도 수사당국의 의표를 찌르는 각종 기발한 방법을 사용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영국의 더 타임스는 6일 빈 라덴의 휘하 테러조직인 알 카에다가 인터넷 포르노 사이트의 사진에 암호문을 감춰놓는 방법을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포르노 사이트는 그 수가 워낙 많아 FBI 등 수사당국의 추적이 어려운 데다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이 접속하지 않는 사이트로 인식돼 있어 테러단체 조직원들이 주요 교신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더 타임스는 전했다.

특히 알 카에다는 포르노 사진 등이 담긴 파일 안에 테러 목표물과 방법 등을 담은 또 다른 파일을 숨기는 '스테가노그라피' 라는 기법을 이용해 수사망을 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번 테러사건을 지휘한 것으로 알려진 알 카에다의 2인자 모하메드 아타가 공공도서관의 컴퓨터에서 인터넷 사진을 내려받기 위해 장시간을 보내는 것이 목격됐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한편 미 연방수사국(FBI)은 파리주재 미국 대사관과 브뤼셀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본부에 대한 폭탄테러를 계획한 컴퓨터 전문가 카멜 다오우디의 파리시내 아파트에서 아랍어가 적혀 있는 공책을 발견, 비밀암호가 있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컴퓨터 보안전문가들은 공책이 알 카에다의 암호책인 것으로 드러날 경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이 사용했던 '이니그마' 암호를 발견한 것과 같은 가치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에선 빈 라덴 및 탈레반 정권 관계자들과 이름이 같은 계좌들이 한 은행에서 발견됐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7일 일본 정부와 은행측은 이들 계좌를 통해 자금거래 내역을 집중 추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준술 기자jso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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