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은 … 3000명 찾던 구내식당 절반 텅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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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기획재정부·국토해양부 등이 세종시로 떠난 정부 과천청사 주차장은 절반가량이 텅 비었다.

17일 오전 10시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의 기획재정부 옆 주차장. 차는 물론 인적도 드물어 을씨년스러운 기운마저 감돌았다. 이곳의 주차공간은 총 364대. 지난주만 해도 직원과 민원인 등 차량으로 빽빽하던 곳이다. 그러나 재정부가 세종시로 떠난 후 첫 월요일의 주차장은 절반가량이 텅 비었다. 1986년 준공한 지 26년 만에 주인을 떠나보낸 재정부 청사 곳곳엔 치우다 만 비품과 전선줄 따위만 널려 있었다. 재정부는 장차관과 1급 간부 등이 이사를 마치는 18일 오후 과천청사 현판을 철거할 예정이다. 17일 세종시에서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한 국토해양부가 떠난 자리도 사정은 비슷했다. 주인 떠난 청사 관리도 달라지게 됐다. 김명균 과천청사관리소 운영과장은 “빈 사무실은 일단 폐쇄하고 난방·조명 등도 차단할 계획”이라며 “무단출입 등을 통해 빈 곳에서 ‘엉뚱한 행위’가 이뤄질지 모르니 순찰 보안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식당도 썰렁하긴 마찬가지. 이날 낮 12시 구내 식당엔 주황색 작업복을 입은 이사업체 직원들이 주로 눈에 띄었다. 평소 장미홀·진달래홀 등 과천 청사 5개 구내식당 이용객은 3000여 명이었지만 이날은 절반 이하로 줄었다.

 과천청사엔 내년부터 국가과학기술위원회·방위사업청·국토관리청 등 14개 기관이 입주할 계획이다. 그러나 재정부·국토부 등 매머드급 중앙부처가 몰려 있을 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국토부는 16일 “과천을 지식정보타운으로 육성한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청사 이전에 따른 공동화(空洞化)를 막기 위한 조치다. 갈현동·문원동 일대에 2018년까지 1조6000억원을 투입해 ▶디지털 콘텐트·방송통신·첨단제조 기업을 유치하고 ▶보금자리 주택 등 아파트 6200여 호를 새로 지으며 ▶과천~우면산 간 도로 확장 등을 통해 지식산업·주거가 융합한 도시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홍석민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실장은 “경제 부처의 세종시 이전에 따른 공동화 피해 등을 막기 위해 다양한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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