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업계 사원모집에 석.박사 무더기 지원

중앙일보

입력

국내 대표적인 시스템통합(SI) 업체인 포스데이타는 요즘 신입사원을 뽑느라 즐거운 고민에 빠져있다.

지난달 20∼26일 신입사원 입사 지원서를 접수한 포스데이타는 40명 모집에 무려 2천400명이 지원, 60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해 하반기 공채에서 60명 모집에 670명이 지원, 1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것 에 비하면 경쟁률이 6배로 높아졌다.

입사 희망자들은 취업문이 좁아져 걱정이 크겠지만 포스데이타 입장에서는 그만큼 유능한 사람을 골라 뽑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맞고 있다.

실제로 올해 입사 지원자들 중에는 예년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우수한 인재가 많다는 것이 이 회사 관계자의 설명. 신입사원을 뽑는데 박사 학위 소지자가 8명이 지원했으며 석사학위 이상 학력소지자는 전체 지원자의 35%나 된다.

신입사원 공채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또다른 SI업체인 LG-EDS시스템도 사정이 비슷하다.

지난달 25일 신입사원 공채 지원서를 접수, 현재 서류전형을 하고 있는 이 업체의 경우 300명 모집에 1만5천명이 지원, 5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회사의 신입사원 공채에도 박사 학위소지자가 36명이 지원했으며 석사학위소지자는 무려 1천800명이나 원서를 냈다.

포스데이타 인사팀 담당자는 "신입사원을 뽑는데 박사학위 소지자가 지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LG-EDS시스템 인사팀 관계자는 "박사학위 소지자가 지원한 것도 이례적이며 또한 지원자들이 제출한 토익(TOEIC) 성적이 평균 800점 정도로 지원자들의 수준이 과거 어느해보다도 높다"고 말했다.

이처럼 박사들까지 신입사원 공채에 몰리는 것은 최근 극심한 경기 침체로 인한취업난을 반영한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 공채를 통해 800명을 뽑은 삼성SDS 등 다른 SI 업체들의 경우 올해는 인터넷을 통해 필요한 인원을 수시 채용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별도의 공채를실시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SI 대기업의 경우 자신의 진로를 맡기기에 다소 위험한 벤처기업과는 달리 성장성과 안정성을 함께 갖추고 있어 신입사원 구직행렬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서울=연합뉴스) 박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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