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뻐지려면 잘난 척 말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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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역 부근의 한 거리. 한눈에 보기에도 벅찰 만큼 성형외과 간판들이 즐비하다.

대한민국이 예뻐지고 있다. TV에서는 ‘예뻐지기 위한’ 프로그램이 방영되고, 거리에는 ‘예뻐질 수 있는’ 병원이나 관리업체가 넘쳐난다. 바야흐로 성형수술의 대중화 시대다. 성형외과는 더 이상 선천성 기형, 사고 후 생긴 얼굴 손상 등만 치료하는 곳이 아니다.

 서울 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부터 청담동 일대까지는 ‘성형의 메카’다. 지하철역을 나서자마자 빽빽한 성형외과 간판들이 눈에 들어온다. 한 건물에 2~3개의 병원이 있는 것은 기본. 큰 빌딩 전체를 한 병원이 사용하고 있는 곳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요즘 성형외과는 1년 중 가장 바쁜 대목. 겨울 방학과 휴가철 ‘극성수기’에 돌입했다. 수능이 끝난 예비 대학생들로 이미 ‘문전성시(門前成市)’다.

 하지만 성형수술은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한국소비자원은 성형 관심이 높아지는 것과 비례해 부작용도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접수된 성형외과 상담은 3641건이다. 2010년 2949건에 비해 20%이상 급증했고 이 가운데 78건이 성형 피해로 신고됐다. 또 최근 3년 간 성형 부작용 220건을 조사한 결과 쌍꺼풀 수술이 43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코 수술(39건), 안면윤곽수술(25건), 지방 주입·제거(22건), 유방수술(15건) 순이었다.

 한편 허위 과장 광고 및 무면허 의료행위는 물론 계약금 환급을 거부당한 사례도 많다. 이런 이유 등으로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는 ‘성형외과 블랙리스트’까지 돌고 있다.

 예뻐지고 싶은 것은 죄가 아니다. 성형수술은 분명 필요하다. 하지만 이왕 하는 성형수술이라면 건강하고 자연스러워야 하지 않을까. 이에 대해 윤은성(45·사진) 성형외과 원장은 ‘예뻐지려면 똑똑한 척 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다음은 윤 원장이 이야기하는 ‘똑똑하게 예뻐지는 세가지 비결’이다.

정보사업단 취재팀

① ‘어떻게 바꿔야 예뻐질까요’

 성형수술의 장점이자 단점은 환자가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상담을 오는 대다수의 환자들은 성형할 부분을 정해서 온다. 정보의 홍수 시대에 살다보니 환자들도 아는 것이 많다. 하지만 의사 입장에서는 난감할 때가 많다. 몇 년 동안 공부하고 경험을 쌓은 전문의가 보는 시각에는 이유가 있다. 따라서 ‘쌍꺼풀 하고 싶어요’보다는 ‘제 얼굴에서 어떤 부분을 어떻게 바꿔야 예뻐질까요’가 현명한 질문이다.

② 얼굴 균형이 중요하다

 성형수술을 많이 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얼굴에서 ‘최소한’만 고쳐 예뻐지는 것이다. 오랜만에 만난 사람이 ‘어, 예뻐졌네. 그런데 어디가 예뻐진 거지’라는 생각이 들게 해야 한다. 완전히 다른 사람이 돼 살고 싶지 않다면 말이다. 또 도화지 안에 예쁜 그림을 그려 넣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도화지를 갖고 있는지도 중요한 문제다. 얼굴을 도화지라고 생각해 보면 쉽다. 이것을 맞추는 것이 균형(Balance)이다.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은 성형의 기본이다.

③ 2~3곳서 상담 후 결정하는 게 현명

 환자는 의사로부터 정확한 정보를 얻어야 한다. 인술은 사람을 살리는 어진 기술이다. 요즘 성형외과 사기가 많다. 어떤 의사는 자신이 집중하는 수술 방식을 고집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최근에는 개인 병원이 많아지면서 전문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먹고 살기 힘들다’는 이유로 성형 수술을 하는 경우까지 생겼다. ‘박리다매’식으로 저렴한 가격에 많은 환자를 공장처럼 수술하는 병원도 있다. 수술을 받는 환자는 가능한 모든 경우의 수를 접해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 그래서 2~3곳에서 상담을 받고 결정하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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