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6년 서거석 전북대 총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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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최근 전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학교 중 하나가 전북대다. 대학평가 순위가 매년 껑충 뛰고, 교수들의 연구 경쟁력이 세칭 명문대학들을 따돌리고 최상위권에 오르는 등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전북대의 성장비결이 궁금하다” “리더십을 벤치마킹하고 싶다”는 다른 대학 관계자들의 문의가 이어질 정도다.

 전북대는 세계 주요 대학의 연구 수준을 평가하는 ‘레이던 랭킹’에서 국내 대학으로는 포스텍·KAIST·서울대·이화여대에 이어 5위에 올랐다. 네덜란드의 레이던 대학이 사회적 평판도 등 주관적 요소를 배제하고 과학기술 분야의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 논문 수와 분야별 인용횟수 상위 10% 논문 비율 등을 조사해 순위를 매긴 것이다. 2010년 영국 더 타임스·톰슨로이터의 세계대학평가에서는 국내 8위, 세계 273위에 올랐다.

 전북대 도약의 중심에는 서거석(58) 총장이 있다. 14일로 취임 6주년을 맞는 서 총장은 “구성원들이 ‘변하지 않으면 벼랑 끝으로 밀린다’는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함께 뛴 게 비결이라면 비결로 들 수 있다”며 “아직은 가야 할 길이 멀다”고 말했다. 서 총장은 15대(2007~2010)와 16대(2010~)를 잇는 직선제 첫 연임 총장이다.

 -최근 국내외의 각종 평가에서 전북대의 도약이 눈부시다.

 “우리 대학은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지역 거점 국립대학으로서 탄탄한 위상을 자랑했다. 하지만 90년대 들어 사회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데다 정부의 수도권 위주 정책 등으로 급격하게 뒷걸음질쳤다. 2007년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는 43위였다. 그러다 5년 연속 순위가 올라 올해 20위가 됐고 3년 연속 ‘가장 주목할 만한 대학’으로 선정됐다. 교과부의 ‘가장 잘 가르치는 대학(ACE)’에 뽑히고, ‘교육역량강화사업’에도 5년 연속 선정됐다. 특히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다. 한국표준협회가 대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2년 품질서비스 만족도 조사에서 전국의 대학 중 1위에 올랐다.”

 -급성장의 비결이 무엇인가.

 “대학 경쟁력의 핵심은 연구 능력 확보가 최우선이라고 생각해 과감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전임강사에서 정교수까지 올라가려면 주(主)저자 기준 논문 14편 이상을 내도록 하는 등 승진 요건을 2.5배 이상 강화했다. 기한 내 승진을 못하면 한 차례 재임용 기회를 주고 이후 퇴출시키는 시스템도 적용했다. 또 세계 3대 과학저널(네이처·사이언스·셀)에 논문을 게재하면 포상금 1억원의 인센티브를 약속하는 등 강온 전략을 함께 구사했다. 이 덕분에 2009년 SCI 논문 증가율이 전년 대비 39.4%로 전국 1위에 올라섰다. 특히 고분자나노공학과의 경우 SCI 논문이 2000년 10편에서 지난해 118편으로 증가했다.”

 -앞으로의 과제는.

 “높아진 교수들의 연구·교육 경쟁력이 학생들의 취업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제도·시스템을 정비하는 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 특히 우리 대학이 비교우위를 가진 바이오·의생명 등 분야에서 대한민국 첫 노벨상 수상자가 탄생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10위 내 대학, 세계 100위권의 글로벌 명문대로 확실하게 자리매김 하겠다.”

◆서거석 총장=전북대 법학과를 나와 일본 주오(中央)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2년부터 전북대 법대 교수로 재직하다 2006년 12월 전북대 총장에 취임했다. 국공립대총장협의회장(2009~2010), 한국비교형사법학회장 등을 거쳐 현재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 교육분과 위원장을 맡고 있다. [사진 전북대]

대학 평가 결과 보니

▶ 레이던 랭킹(인용횟수 상위 10% 논문 비율)

국내 1위 포스텍(세계 76위), 2위 KAIST(196위), 3위 서울대(388위), 4위 이화여대(374위), 5위 전북대(388위) /평가=네덜란드 레이던 대학

▶ 2012 대학서비스 품질지수 평가

1위 전북대(78.3), 2위 충북대(76.3), 3위 전남대(74.2), 4위 서강대(73.3), 5위 성균관대(71.4) /조사=한국표준협회

▶ 2011년 연구비 수주액

전북대 1244억원, 부산대 1156억원, 경북대 1096억원, 전남대 1078억원

[자료 : 교과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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