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 노동자 분신사망 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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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지난 9일 발생한 경남 창원시 두산중공업 근로자 분신자살 사건과 관련, 노동계가 전국 규모의 파업을 계획하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노동계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민영화의 문제점과 노조탄압 사례 등을 국민에게 직접 알릴 예정이어서 춘투를 앞둔 노동계에서 태풍의 눈이 될 전망이다.

◇분신=지난 9일 오전 6시30분쯤 두산중공업 보일러 공장 앞 빈터에서 배달호(50.보일러 공장 반장)씨가 온몸에 시너를 끼얹고 분신자살했다. 배씨의 승용차 안에서는 "이틀 후면 급여를 받지만 월급이 가압류돼 실제 받는 돈은 얼마 되지 않는다. 동지들이여 끝까지 투쟁해 달라"는 유서도 발견됐다.

◇반응과 전망=민주노총은 13일부터 전국 금속노조 1백60개 사업장별로 파업을 하고 대규모 규탄집회도 갖기로 했다. 두산중공업 해고 근로자 18명은 13일부터 원직복직과 노동탄압 중단 등을 주장하며 단식농성을 할 예정이며, 서울 두산타워와 대한상공회의소 등에서 상복을 입고 1인 시위도 벌일 계획이다. 노동계는 이 사건을 정부와 사측에 대한 반격의 계기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

◇두산중공업 사태=두산중공업은 2000년 공기업인 한국중공업을 인수하면서 1천2백명의 직원을 구조조정했다. 지난해에는 47일간의 파업으로 89명이 징계(18명 구속)됐다. 현재도 여덟명이 수배 중이며 조합원 63명의 부동산과 월급 등에 65억원의 손해배상 가압류가 내려진 상태다.

창원=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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