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경기 나쁘다 난리지만…중고품 시장은 호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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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백화점 등의 매출이 크게 줄어들고 있으나 알뜰족들을 겨냥한 중고품 매매, 마일리지 교환, 경품, 물건 대여 같은 비즈니스는 되레 호황을 맞고 있다.

국내 최대의 온라인 경매사이트인 '옥션'(www.auction.co.kr)의 중고물품 거래 비중은 지난해의 5%에서 최근 15% 수준으로 크게 높아졌다.

옥션의 최상기 팀장은 "특히 문을 닫는 사무실들이 늘어나면서 회사 집기와 컴퓨터 등이 매물로 많이 나온다"고 말했다.

옥션은 이처럼 중고품 매매가 인기를 끌자 올해 매출의 25%를 중고물품 거래로 달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쎄일''와와'등 다른 중고용품 경매 사이트에서도 중고품 거래가 지난해에 비해 30% 이상 늘어났다.

각종 카드 사용으로 쌓인 포인트 마일리지를 교환해 물품을 살 수 있게 해주는 넷포인트(www.netpoints.co.kr)도 매출이 지난해의 2배 가까이로 늘었다.

넷포인트 기획팀 심병희 대리는 "불황기를 맞아 네티즌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마일리지를 재활용하는 등 소비 성향이 크게 달라진 게 원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포인트파크'와 '굿이아'등 다른 마일리지 교환 사이트들도 포인트 사용액이 20~30%씩 늘어나는 최근 호황을 누리고 있다.

경품 관련 비즈니스도 인기다. 인터넷 경품사이트 업체들에 따르면 사이트에 가입해 횡재를 꿈꾸는 경품 매니어가 지난해에 비해 30% 이상 증가해 60여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경품사이트에 사람이 몰리자 최근 들어 '아조와' '이패스' '경품나라''미스터 호박''찜클럽''경품이 와르르' 등의 경품사이트가 앞다퉈 생겨났다.

이들은 인터넷의 각종 경품 정보를 총정리해 놓는가 하면 자동으로 경품 응모에 등록하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등 회원 유치에 한창이다.

대여용품 전문 사이트인 '렌탈엔조이'도 지난해 11월 이후 회원수가 배 이상 늘었으며, 대여품도 대형TV 등 고가품에서 디지털 카메라.어린이 장난감에 이르기까지 다양해졌다. 1백만원짜리 러닝머신을 한달 13만원 정도의 비용으로 빌려 쓸 수 있다.

여성용 액세서리를 전문적으로 대여해주는 온라인 업체도 생겼다. 진주 액세서리 사이트 '예스 5252'는 백화점에서 1백여만원을 호가하는 천연진주로 만든 목걸이.반지 등을 29만원에 1년 동안 빌려준다.

20만~30만원짜리 헤어핀을 빌려주는 대여 사이트 '줄리앙모나띠'도 씀씀이를 줄이려는 직장여성들에게 인기를 누리고 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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