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부동산투자자들 본격 발빼기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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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투자자들이 외환위기 이후 사들였던 국내 부동산을 본격적으로 토해내고 있다.그동안 부동산 가치가 상승해 투자차익을 많이 챙긴 데다 앞으로 경기침체로 시장이 냉각될 것으로 예상되자 서서히 발을 빼려는 분위기다.

자산관리회사인 ㈜신영에셋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외국계 투자사가 외환위기 이후 지난해 말까지 국내에서 사들인 빌딩(10층 이상,연건평 3천평 이상)은 44건,3조5천9백억원어치다.외국투자자들은 이 가운데 8건 5천3백60억원어치를 최근 매물로 내놨다.

신영에셋 김상태 상무는 “많은 수익을 올려 투자목적을 이뤘다고 판단하면 쉽사리 현금화하려는 외국인 투자의 특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외국투자자들이 다시 내놓는 물건들은 매입 당시보다 최고 50% 정도 비싸다.서울 종로구 연지동 은석빌딩의 경우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가 2000년 11월 공동으로 7백15억원에 사들였으나 1천억원에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네덜란드 로담코가 1999년 12월 1천2백50억원에 사들인 강남구 역삼동 로담코빌딩은 1천8백억원에 다시 시장에 나왔다.이 가격대로 팔린다면 로담코는 임대료 수입을 빼고도 시세차익만 45% 정도 챙기게 되는 것이다.

종로구 내자동 한누리빌딩,영등포구 여의도동 중앙빌딩 등 외국투자자들이 2000년께 사들였던 주요 빌딩들이 대거 매물로 나와 있다.이들 부동산 역시 매도 희망가가 매입가보다 20% 이상 비싸다.

이런 가운데 최근 골드만삭스가 2001년 사들였던 여의도 대우증권 빌딩이 호주 투자은행인 맥쿼리에 팔렸고 론스타 소유인 여의도 SKC빌딩과 동양증권빌딩도 연초 호주 부동산투자펀드인 슈로더에 넘어갔다.

빌딩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최대규모인 서울 역삼동 스타타워도 매수자를 찾고 있다는 소문이 나돈다”고 전했다.그러나 스타타워 관계자는 “아직 팔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빌딩 거래 전문업체인 BS컨설팅 김상훈 사장은 “외국기업들이 내놓은 빌딩 매물이 비싼데다 매수여력이 있는 국내기업들이 관망하고 있어 다른 외국투자회사가 사지 않으면 거래가 잘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인스랜드) 황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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