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변호사' 두달…가수 이소은 인터뷰

미주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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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소은은 법대와 변호사로의 도전을 `두려움과 익숙함`을 버린 노력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삼성 출판사 제공]

12년 전 무대 위에서 수줍게 '서방님'을 부르던 열여덟 앳된 소녀 가수가 뉴욕 맨해튼의 유명 로펌 '코헨 앤 그레서' 변호사로 '제 2의 인생'을 시작했다.

가수 겸 변호사 이소은(30) 이야기다.

지금까지 이소은이 걸어온 길을 보면 '승승장구'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레 떠오른다.

10대 때 가수로 데뷔해 서방님 오래오래 닮았잖아 등의 노래로 꽤 많은 인기를 끌었다. 가수로도 롱런할 것 같더니 명문 노스웨스턴 로스쿨에 입학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지난달에는 단번에 뉴욕주 변호사 시험에 합격해 또다시 화제가 됐다. '어디에 취직했나?' 궁금했는데 뉴욕 맨해튼의 한 유명 로펌에 스카우트 됐단다.

겉으로 보기엔 타고난 사람 같아 보인다. 세상은 불공평하다는 소리도 나올 법하다. 하지만 알고 보면 노력 없이는 이룰 수 없는 것이었다. 변호사로 새 출발한 이소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뉴욕 맨해튼에서 변호사로 제 2의 인생을 시작했는데 기분이 어떤가?

이제 두달 다 되가네요. 하루하루가 새롭습니다. 법률 케이스마다 회의 때마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 같아 뿌듯하고 쉽지 않은 생활이겠지만 걱정보단 기대가 더 많이 되네요.

-'코헨 앤 그레서'에서 어떤 업무를 담당하나?

소송과 중재 일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나라 기업들도 고객입니다. 함께 일하는 팀 분위기가 좋아서 회의도 자주 하고 케이스에 관한 여러 일에 관여할 수 있어 다양한 업무를 배우고 있습니다.

-다양한 법률 분야가 있는데 관심 분야는?

어렸을 때부터 환경 보호에 대한 말씀을 부모님이 늘 해주셔서 자연스레 환경법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로스쿨 다닐 때도 환경보호국에서 인턴으로 일하기도 했고요. 로스쿨 시절 국제 중재 대회 출전하면서 국제 중재 분야에도 관심과 흥미가 생겼습니다. 또 아무래도 음악을 했었기 때문에 지적 재산권도 끌립니다. 다양한 케이스에 다양한 일을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에서 미국 변호사로 활동할 계획도 있나?

우선 뉴욕에서 많은 경험을 쌓고 싶습니다. 현재 일하는 로펌에는 우수한 능력 풍부한 경력의 선배 변호사님들이 많아 트레이닝 받기에 최선인 곳입니다. 한국에서 미국 변호사로 활동하는 것도 좋을 것 같지만 아직 그 시기를 말하기는 이른 것 같습니다.

-여가 시간은 어떻게 보내나?

요즘 '드롭 데드 디바(Drop Dead Diva)'라는 미드에 빠져 있어요. 코믹한 여 변호사의 이야기인데 변호사 얘기라 왠지 공감 가는 부분도 있고요. 또 제가 커피를 정말 좋아해서 새로운 카페를 찾아서 커피 맛을 보며 책 읽는 것도 좋아해요. 뉴욕 구석구석 숨은 아지트가 많다고 하는데 시간 날 때마다 탐방하러 다닐 것 같아요.

-가수 생활은 접은 건가?

올 여름 로스쿨을 마치고 한국에 들어가 귀국 콘서트를 했습니다. 로스쿨 중간에 쓴 곡들도 처음으로 선보이기도 했고 곡도 계속 쓰고 있어요. 음악은 언제나 하고 있는 것이지요. 단지 예전에 활동했던 방식이 아닌 저만의 특별한 길을 찾는 것이죠.

-한국에 있는 친구들과는 어떻게 연락하나?

카톡 해요. 그룹방이 훌륭하더라고요. 친구는 100명 정도 등록돼 있고요. 카톡 대화명도 종종 바꾸는데 지금은 제가 쓴 책 제목인 '딴따라 소녀 로스쿨 가다'에서 이름을 딴 '딴따라 소녀 소은'입니다.

-책 소개 좀 해달라.

제목은 편안하게 재밌게 다가올 수 있게 지어 봤어요. 로스쿨 시절 좌절의 이야기도 많고 그 좌절을 통해 저의 성장을 솔직하게 쓴 책이에요. 로스쿨 다니면서 실수담도 많아서 웃긴 에피소드도 있고요. 어렸을 적 이야기도 나오고 로스쿨 가기까지 방황과 고민의 과정도 포함돼 있어요. 길지 않은 삶을 살아오면서 느낀 중요한 메시지인 '두려움을 버리고 익숙함을 버리고 새로운 도전을 허락하자'라는 응원의 메시지라고 할까요?

-로스쿨과 미국 변호사를 꿈꾸는 젊은 친구들에게 조언 한다면?

가끔 익숙함과 안정을 떠나야 새로운 열정을 찾을 수 있는 것 같아요. 고생할 각오를 하고 노력을 기울이며 쉽지 않은 일이지만 분명 의미 있고 가치있는 도전이라 생각합니다.

-가수 이소은 변호사 이소은. 어떤 이소은으로 남고 싶은가?

인간 이소은으로 남고 싶어요. 직업으로 정의되는 것보단 어떻게 살았는지가 중요한 것 같아요. 가수든 변호사든 앞으로 제가 어떤 일에 또 도전을 해도 가치 있는 삶을 살았던 한 사람으로 남고 싶어요.

박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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