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서 달팽이 잡는 로봇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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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로봇은 웨스트 오브 잉글랜드대 이안 캘리박사가 개발했다. 영국은 겨울에 ㎡당 2백마리 가까운 달팽이가 산다. 농부들은 어린 야채를 먹어치우는 달팽이 때문에 골머리를 앓아 왔다.

농약을 웬만큼 뿌려도 죽지 않고 해가 진 뒤 두시간, 해가 뜨기 전 두시간 정도만 출몰하는 통에 잡기도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우리나라 농부들은 대야에 막걸리 등 술을 부어 채소밭에 놓아 달팽이를 잡는 방법을 쓰고 있다. 보통 술을 먹은 달팽이는 해가 뜬지도 모르고 채소 밭을 어슬렁 거리거나 대야에 빠져 있다가 잡힌다.

이 로봇은 1.8m짜리 긴 팔에 적색 발광다이오드를 비추는 카메라를 달고 있다. 너무 밝은 전등을 사용하면 달팽이가 도망가기 때문이다. 현장 실험 결과 농장에 나타나는 달팽이의 70% 정도를 잡아 냈다. 이처럼 포획률이 높은 것은 달팽이가 아주 느리기 때문이다.

로봇이 달팽이를 잡으면 그 즉시 몸통을 잘라 죽인다. 이안 캘리 박사는 잡은 달팽이를 로봇의 배터리 원료로 사용할 계획이다.

박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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