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열씨, '술단지…' 현대문학에 발표

중앙일보

입력

소설가 이문열(54) 씨가 언론사 세무조사를 둘러싸고 벌어진 논쟁에 대한 자신의 심경을 토로한 단편소설을 『현대문학』 10월호에 발표했다.

「술 단지와 잔을 끌어 당기며」란 제목의 이 작품에서 이씨는 자신의 분신인 '소설가 이 아무개' 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어려웠던 젊은 시절의 방황과 소설가로 성공해 귀향한 '현대판 귀거래사' 를 쓰고 있다.

그러나 소설 속 일부 내용 중 주인공과 언쟁을 벌인 여성 국회의원의 언행을 풍자하고, 명예훼손 혐의로 주인공에 대해 소송을 제기한 단체 등 여러시민 단체를 비난하는 내용이 담겨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작중 주인공 이 아무개는 해방과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가세가 기운 뒤 고향을 떠나 방황하다 소설가로 성공하게 된다. 유명해진 주인공은 고향에 '광려산글집' 을 짓는다. 유명해질수록 고향에 내려가고자 하는 마음이 강해지지만 뜻대로 잘 안되던 즈음에 세상과 주고 받은 요란한 시비가 일어나자 결국 귀향하게 된다.

소설은 귀향한 주인공이 술 단지를 앞에 놓고 시골 생활의 외로움 등 전원 생활의 한계를 느끼면서 다시 도시로 나갈 것인지 고향에 머물 것인지 고민하는것으로 끝난다.

이씨는 "이 소설은 우리 시대에 전원적인 삶이 과연 가능한 것인가에 대한 물음" 이라면서 "소설속 일부 내용이 특정 집단과 특정인에 대한 이야기이고 주인공의 근황이 지난 여름 내가 경험한 일과 닮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그들과 싸움을 한다는 인상을 주고 싶지 않으며 소설로 읽히길 바란다" 고 밝혔다.

이씨는 또 "지난 여름 여러 사람과 시비를 벌인 작가로서 나는 내 일(소설 창작) 에 열심인 사람임을 보여주고 싶었다" 고 덧붙였다.

이씨는 지난달 『세계의문학』 가을호에 발표한 단편 '김씨의 개인전' , 그리고 23일 탈고한 단편 '그 여름의 자화상' 등 지난 여름 창작한 단편 3편을 포함한 중.단편 6편을 모아 10월 중 생애 6권째의 중.단편집을 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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