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 커졌지만 가계 몫 줄었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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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호 01면

우리 사회에서 경제민주화의 목소리가 커진 이유를 뒷받침할 만한 통계수치가 나왔다. 매년 생산된 부가가치인 국민소득 중 법인(기업)이 이윤으로 가져간 몫은 상대적으로 급증한 반면 개인(가계)이 임금으로 가져간 몫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세금 등으로 가져간 몫은 큰 변화가 없다.

국민소득 분석…외환위기 후 임금 급감, 기업 이윤 급증

현대경제연구원은 8일 시장가격에 의한 국민소득이라고 할 수 있는 ‘국민처분 가능소득’을 분석해 추정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생산된 국민처분 가능소득은 약 1076조원이었다. 그중 법인 몫은 147조원(13.7%), 개인은 673조원(62.6%), 정부 부문은 255조원(23.7%)이었다.

법인의 경우 1997년 외환위기 이전에는 평균 3%대였지만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이윤이 급증해 지난해엔 13.7%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와 달리 개인은 외환위기 이전에 74%대였다가 지난해엔 사상 최저치인 62.6%로 떨어졌다. 정규직 일자리는 줄고 자영업 환경 악화, 비정규직 급증 등으로 가계소득이 줄어든 게 가장 큰 이유다.

현대경제연구원 이준협 연구위원은 “국내총생산(GDP) 중 민간소비가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우리나라가 유일하다”며 “가계소득을 늘릴 다양한 경제정책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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