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안 “대선 후에도 긴밀 협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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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오른쪽)와 안철수씨가 6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달개비식당에서 회동한 후 기자들 앞에서 손을 잡고 있다. [박종근 기자]

무소속으로 대선에 출마하려다 그만둔 안철수씨가 6일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에 대한 ‘조건 없는 지원’을 선언했다. 두 사람은 이날 오후 서울 정동의 한 음식점에서 배석자 없이 20여 분간 만나 “국민적 여망인 정권교체와 대선 승리를 위해 더욱 힘을 합치기로 했다”고 양측의 박광온·유민영 대변인이 전했다.

 문 후보와 안씨는 또 “대선 이후에도 긴밀히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문 후보는 오전 범야권 대선 기구인 ‘정권교체와 새정치를 위한 국민연대’ 출범식에서 “집권하면 지역·정파를 넘어 초당파적 거국내각을 구성한다는 마음으로 드림팀을 구성해 국정 운영을 성공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문 후보가 대선에 승리할 경우 안씨와 ‘공동집권 체제’에 준하는 공동정부를 모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안씨는 7일 문 후보의 부산 방문에 맞춰 부산에서 지원 유세에 나선다. 문 후보 측은 “두 분의 합동유세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안씨는 회동 후 “오늘이 대선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많은 분들의 열망을 담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안철수 전 후보가 전폭적 지원 활동을 해주겠다고 말씀했다. 정말 감사드린다”며 “ 정권교체와 새 정치를 반드시 이루겠다”고 했다.

 이날 회동은 안씨가 오후 1시쯤 문 후보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 이뤄졌다. 둘의 회동은 지난달 22일 단일화 룰 담판 이후 14일 만이다.

 안씨는 회동에 앞서 유민영 대변인을 통해 “지금부터 단일화를 완성하고 대선 승리를 위해 문 후보 지원에 나선다”며 “아무 조건 없이 제 힘을 보탤 것”이라고 밝혔다. 안씨는 “저를 지지해 주신 분들도 함께해주실 것을 믿는다”며 지지층에 문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그동안 안씨는 문 후보 지원 여부에 대해 애매한 태도를 보여 왔다. ‘이념적으로 다르다’는 취지의 말도 하면서 거리를 두기도 했다. 그러는 동안 안씨와 접점이 약한 심상정 진보정의당 전 후보가 문 후보 지지에 합류하는가 하면, 안씨에게 비판적이던 야권 인사들이 대거 국민연대에 참여하는 등 안씨와 문 후보 주변의 이질감도 커졌다. 대북정책과 안보를 둘러싼 문 후보와 안씨의 의견차도 좁혀지지 않은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안씨가 문 후보 지원에 나섬에 따라 대선 막판에 ‘안철수 효과’가 어느 정도 영향을 줄지가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새누리당 이상일 대변인은 “안씨에게 애걸복걸했던 문 후보는 겨우 뜻을 이뤘는지 모르지만 독립 후보로서의 권위와 체면을 상실했다”며 “두 사람이 집권하면 높은 자리 등 권력을 나눠먹기로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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