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규 감독 영화사 경영 중단 선언

중앙일보

입력

영화 '쉬리' (1999년)의 강제규 감독이 메가폰을 다시 잡는다.

강감독은 '쉬리' 의 성공으로 붙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그동안 극장 운영.영화 배급.매니지먼트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며 영화 감독보다 영화사 경영에 치중해왔다.

그러나 최근 자신이 운영하는 강제규 필름의 대표직을 전문 경영인에게 넘겨주고 감독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기로 했다.

강감독은 '은행나무 침대' (96년, 서울 관객 70만명), '쉬리' (2백50만명)를 잇따라 히트시키며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연출자로 급부상했다.

특히 '쉬리' 는 최근 일고 있는 한국 영화계의 르네상스를 이끈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쉬리' 이후 강제규 필름이 기획.제작한 영화 '단적비연수' (박재현), '베사메무초' (전윤수) 등의 연출을 후배 감독들에게 맡겼다.

또 극장 주공공이의 인수, 인테넷 영화사이트 ICBN의 개설, 연예 매니지먼트사 싸이클론의 창립, 영화 배급업에의 참여 등 영화계 인프라 구축과 사업 다각화를 지속적으로 펼쳐왔다.

하지만 영화계에선 강감독의 왕성한 활동에도 불구하고 겉으로 드러난 성과는 기대에 못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단적비연수' '베사메무초' 가 흥행에 크게 성공하지 못했고, 극장 수지도 썩 좋지 않았다는 것.

또 이같은 상황에서 투자자들도 강감독에게 경영보다 감독 직분에 충실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제규 필름 측은 "영화사 경영 상태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며 "강감독이 다시 영화 연출에 전념하기로 결정했을 뿐" 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강감독은 신작 두 편을 구상 중이며, 강제규 필름의 신임 대표에는 최진화 전 삼성영상사업단 배급팀장이 선임됐다.

박정호 기자 jhlogo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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