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아마 농구 최강전] 윤호영 전투농구로, 친정 김주성 울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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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상무의 윤호영(가운데)이 동부 이승준의 슛을 막아서고 있다. 윤호영은 17점·9리바운드를 기록하며 공수에서 맹활약, 팀 승리를 이끌었다. [고양=뉴시스]

상무 윤호영(28·1m98㎝)이 친정팀 동부에 비수를 꽂았다. 지난 시즌까지 한솥밥을 먹었던 선배 김주성(33·2m5㎝)과의 맞대결에서도 이겼다.

 상무는 5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아마 최강전 동부와의 경기에서 74-68로 이기고 결승에 진출했다. 1990년대 농구대잔치 열기를 다시 살리겠다는 취지로 열리고 있는 이번 대회에서 아마팀(대학 7개·상무)으로는 유일하게 4강에 올랐던 상무는 6일 전자랜드와 우승컵을 놓고 격돌한다.

 이날 경기의 가장 큰 관심은 윤호영과 김주성의 맞대결이었다. 둘은 지난 시즌까지 로드 벤슨(LG)과 함께 동부의 ‘트리플 타워’를 구축하며 팀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이들을 앞세운 동부는 한 시즌 최다승·최다연승 등 각종 기록을 세우며 승승장구했다. 두 차례 최우수선수(MVP)상을 받은 적이 있었던 김주성은 “호영이가 정규시즌 MVP상을 받아야 한다”며 윤호영의 생애 첫 MVP상 수상을 돕기도 했다.

 우애 넘쳤던 팀메이트는 윤호영이 지난 5월 상무에 입대하면서 적으로 돌아섰다. 강동희(46) 동부 감독은 “평소 윤호영이 김주성과 다른 팀에서 상대하고 싶어 했다. 좋은 경기가 될 것”이라며 접전을 예고했다.

 기대했던 맞대결을 앞두고 둘의 컨디션은 썩 좋지 못했다. 김주성은 지난달 17일 SK전에서 왼쪽 종아리를 다쳐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윤호영은 지난 1일 LG전에서 코뼈 부상을 입었다.

 윤호영의 투지가 더 강했다. 내·외곽을 오가며 17점·9리바운드를 기록하며 골밑을 지켰다. 특히 59-52로 앞선 3쿼터 종료 15.7초 전에는 3점슛까지 꽂아 넣으며 신바람을 냈다. 김주성도 16점·7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분전했지만 윤호영을 이기지 못했다. 둘의 우열은 팀의 승패로 이어졌다.

 상무는 윤호영 외에도 박찬희가 17점·6어시스트, 강병현이 13점·10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박찬희는 70-68로 앞선 경기 종료 11초 전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하며 동부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고양=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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