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로 생활」해도 좋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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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금리 현실화 (실은 현실화되지 못했다) 정책 이후 금리성 유휴 자금이 은행으로 많이 집중되고 있다. 돈을 굴릴 줄 모르는 사람. 사업에 경험이 없거나. 사업 자금으로는 부족한 소액을 가진 사람들은 돈을 집에 가둬 두는 것보다는 장기성 예금을 하는 편이 여러모로 좋다는 것을 누구나 알게 되었다.
▲그렇다고 이자에 의존해서 생활하라고 권하거나, 생활을 전적으로 이자에 매달리려는 경향이 있다면 그것은 마땅히 금기되어야한다. 소공동에 자리잡은 S은행은 예금 권유 표어로 「이자로 생활」을 내걸고 있다.
▲이자 하면 선의 개념보다는 악의 대명사로 통해왔다. 고리대금업자라고 호칭 받고 긍지와 자부를 느낄 강심장은 없다. 작품 「죄와 벌」은 한 고리 대금업자를 때려죽이는 행위와 그 행위의 정·반을 심판하는 것을 대목으로 삼고 있지 않은가?
▲이자로 생활하는 것이 옳은가. 창작과 근로. 직무 수행 등으로 생활하는 것이 값진 것인가는 새삼 따질 필요가 없다. 부의 축적에 이자가 기여하는 바를 배제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이자로 생활하고 놀고먹겠다는 사조는 전기 현판과 더불어 자취를 감춰야 할 것이다. <서울·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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